"군사활동 증가" IAEA 지적에…"유엔이 출입로 변경 요구" 탓해
러 "유엔이 자포리자원전 상주 보안전문가 정기교체 방해"
러시아 외무부는 22일(현지시간) 유엔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상주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인력 교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7~18일 유엔 안전보안부가 3차례에 걸쳐 명확한 설명도 없이 원전의 IAEA 전문가 교체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안부는 유엔 및 산하기관의 인력과 시설 안전을 책임지는 부서다.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점령해 현재까지 통제 중으로, 양국 교전 중 원전 피해가 잇따르자 IAEA가 지난해 9월부터 보안 전문가들을 이곳에 상주시켰다.

이들 전문가는 원전 안전 점검과 보안 유지를 돕고 현장 상황을 IAEA에 보고하고 있다.

예정대로면 이달 초 해당 인력들이 교체돼야 했지만, 유엔 안전보안부가 러시아 국방부가 제안한 원전 출입로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교체를 막았다고 외무부는 설명했다.

외무부는 또 국방부가 서면으로 IAEA 전문가의 안전한 출입을 보장했음에도 유엔이 러시아가 제안한 경로를 바꾸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런 조처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러시아는 이달 말까지 전문가 교체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외무부는 "만약 이번에 IAEA 전문가들이 교체되지 못한다면, 이는 IAEA 임무를 고의로 방해하려는 유엔 안전보안부의 시도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IAEA는 원전 보안 전문가들의 교체 문제와 관련해 "원전 주변에서 군사 활동이 증가하면서 교대가 2주째 연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력 교대를 연기해야 하는 현재 상황은 원전 일대를 안전 구역으로 설정할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에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러시아 정부 및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등과 접촉해 원전 안전 구역 설정에 대해 논의했으나 아직 구체적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