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비 뜯고 공사장 입구 막고…경찰, 노조 간부 3명 구속 송치

尹 '건폭' 발언 하루 만에 검찰에 넘겨…조합원 16명도 입건 조사중

건설 현장에서 퇴거비를 뜯어내거나 공사장 입구를 막아 업무를 방해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한 노조 간부들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22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업무방해 등 혐의로 한국노총 산하 모 건설노조 간부 A씨 등 3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또 같은 노조 소속 조합원 16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 등은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경기 용인시의 B 아파트 건설 현장과 C 물류센터 건설 현장 등 2곳에서 수차례에 걸쳐 총 2억7천만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B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소속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어 공사를 방해하고, 채용된 후에는 태업하거나 일을 하지 않은 날에 대해서도 일당을 받는 등 임금을 과다하게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공사를 완료할 즈음부터는 일부러 공기를 늘리고, 완료 후에는 업체로부터 철수 요구를 받자 "사례를 하라"며 퇴거비 명목의 돈 2억여원을 뜯어냈다.

A씨 등은 C 물류센터 건설 현장에서 역시 마찬가지로 고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하면서 차량으로 공사장 진출입로를 막거나 외국인 노동자 출입구에서 신분증 검사를 하며 위압감을 조성, 7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이어온 경찰은 지난 15일 A씨 등 3명을 구속해 보강 수사를 마친 뒤 이날 이들 세 사람을 검찰에 넘겼다.

불구속 입건자들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 현장 불법행위 사건 수사의 경우 피해자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을 펼치고 있는 만큼 피해 사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신고·제보해달라"고 말했다.

이 사건 송치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건설 현장의 갈취, 폭력 등 조직적 불법 행위에 대해 '건설 폭력'을 '건폭'으로 줄여 말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 단속해 건설 현장에서의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