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롯데콘서트홀서 공연…"프랑스 음악 매력은 풍부한 색감과 유머감각"
서울시향 부지휘자 지낸 폴 메이어 "서울서 많은 추억…한국 연주 고대"
정상급 목관앙상블 '레벙프랑세' 두 번째 내한공연
"프랑스 음악의 매력은 색이 가득하고, 유머 감각도 많다는 것이지요.

(프랑스 음악은) 음악 안의 많은 감정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는 대신에 매우 풍부하게 느껴지게 전달합니다.

"
'프랑스의 바람'이란 뜻을 지닌 세계 최정상급 목관앙상블 '레 벙 프랑세'(Les Vents Francais)가 오는 3월 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한다.

'레 벙 프랑세'의 클라리네티스트인 폴 메이어는 21일 사전 서면 인터뷰에서 프랑스 음악의 매력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풍부한 색감과 유머감각을 들었다.

"가령 독일 낭만주의와 러시아 음악의 감정 표현은 매우 직접적이고, 특히 비통함을 표현해낼 때 더 그렇게 느껴지는데, 프랑스 음악은 똑같은 것을 다루더라도 다소 얌전하고 단정한 방식으로 다루지요.

이건 소심함과는 또 다른 것인데요.

프랑스식 겸손함은 예의바름과 유머에 더 가깝다 할 수 있습니다.

"
목관 5중주는 흔히 사람의 숨소리로 빚어낼 수 있는 최고의 음악으로 손꼽힌다.

인간의 울음소리에 비견되는 현악의 섬세하고도 깊은 4중주(스트링 콰르텟)와 더불어 가장 이상적인 실내악을 들려주는 편성이다.

'레 벙 프랑세'는 세계 정상급 악단의 목관 주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앙상블이다.

1992년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끌던 베를린필의 최연소 수석 플루티스트로 발탁된 에마누엘 파후드, 18세의 나이로 파리국립오페라의 수석 오보이스트로 입단했던 프랑수아 를뢰,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활동했던 클라리네티스트 폴 메이어, 파리오페라극장의 수석 바수니스트 질베르 오댕이 주축이다.

여기에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트코비치, 프랑스 피아니즘을 이어가는 피아니스트 에릭 르 사주도 가세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목관 특유의 따뜻한 음색과 연주자들이 숨소리로 절묘하게 빚어내는 하모니를 정상급 연주로 만나볼 수 있다.

정상급 목관앙상블 '레벙프랑세' 두 번째 내한공연
'레 벙 프랑세'는 이번에 프랑스 음악의 진보를 추구한 6인조 중 한 명인 다리우스 미요를 비롯해 프랑시스 풀랑크의 작품과 현대음악 작곡가 에릭 탕기의 신곡을 선보인다.

멤버들 간의 완벽한 호흡이 필요한 베토벤 피아노 4중주를 비롯해 죄르주 리게티의 6개의 바가텔도 들려줄 예정이다.

폴 메이어는 '레 벙 프랑세'의 음악을 어떤 색깔로 규정할 수 있냐는 물음에는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의 색인 파란색, 흰색, 붉은색을 제시했다.

"프랑스 국기가 자유·평등·박애를 상징하는데, 저희는 음악을 전하기 위해 전 세계를 투어하는 앙상블이잖아요.

이 세 가지 색이 드러내는 상징은 오직 프랑스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박애를 필요로 하는 모든 곳을 위한 것입니다.

그중 '자유'는 모든 음악가들의 활동의 기본을 상징하기도 하지요.

"
멤버들을 대표해 서면 인터뷰에 응한 메이어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클라리넷 연주자이자 지휘자로 활동 중인 메이어는 2006년 서울시향의 부지휘자 겸 목관 섹션 트레이너로 영입돼 지휘자 정명훈과 세 시즌 동안 호흡을 맞췄다.

메이어는 "한국에 다시 돌아가서 연주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서울에서 오랜 시간 너무나도 좋은 시간을 보냈기에 많은 추억이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당시 정명훈 음악감독과 함께한 시간은 잊지 못할 경험"이라면서 "그는 음악적으로 현시대의 가장 훌륭한 지휘자 중 한 명이자 개인적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메이어가 서울시향의 부지휘자로 활동할 때보다는 실내악 팬들이 조금씩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대편성 관현악이나 피아노 독주 등에 비해서는 팬층이 두껍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메이어는 실내악의 묘미로 '각 악기가 내는 소리를 찾아 듣는 즐거움'을 꼽았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로 가볍게 즐기는 마음을 가지고 각 악기가 지니고 있는 소리를 발견하는 것을 추천해요.

대규모 교향곡에서는 바이올린 파트만 적어도 8명 혹은 그 이상이 되고, 모든 바이올린이 같은 음을 연주하지만, 목관 5중주에서는 하나의 악기가 자신에게만 주어진 파트를 연주하기에 소리가 훨씬 더 명확하곤 합니다.

각 악기가 내는 소리를 찾아서 듣는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요.

"
정상급 목관앙상블 '레벙프랑세' 두 번째 내한공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