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서 입장 밝혀…"항공우주전력 70% 담당하는데 민간에 줄 수 있나"
KAI 사장, 피인수설에 "임직원 99% 반대…안보에 도움 안 된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시중에 떠도는 피인수설과 관련, "인수설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수요가 있다는 것인데, 공급자(KAI)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사장은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IDEX 2023)에서 취재진과 만나 "팔고 안 팔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임직원 의지와 정부 의지인데 제 생각에 우리 임직원이 90%, 99% 반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저도 같이 움직일 결심을 했다.

지금 잘하고 있기 때문에 이 체제를 흔들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연 KAI가 가진 능력을 민간에 사유화했을 때 안보에 도움이 되느냐, 도움이 안 된다"며 "KF-21이나 LAH(소형무장헬기)까지 더하면 군의 항공우주전력의 70% 이상을 KAI가 담당하는데 이를 민간에 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강 사장은 록히드마틴과 보잉이 경쟁하는 미국의 예를 들어 "KAI를 민간에 주면 (한국은) 과점이 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안보의 틀이 흔들릴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KAI를 순수 민간에 준다는 것은 모험"이라고 강조했다.

KAI의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지분 26.41% 보유) 측도 지난해 10월 KAI 지분 매각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국내 대표적 방산 기업을 보유한 한화그룹과 LIG넥스원이 KAI 인수를 원한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KAI 사장까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강 사장은 KAI가 UAE 측과 지난달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맺고 추진 중인 다목적 수송기 사업은 이르면 10년 안에 구색을 갖출 것이라고 봤다.

다목적 수송기는 UH-60 블랙호크 헬기까지 수송할 수 있는 것으로 공개됐다.

강 사장은 "수송기에 대해 UAE 측과 우리가 같은 마음을 가진 것은 확인된 것 같다"며 "예산 등을 구체화할 사항은 아직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진행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KAI가 아직 대형 플랫폼은 만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UAE와의 수송기 사업이 그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미국이나 프랑스산 전투기를 주로 보유한 UAE가 비교적 자유로운 무기체계 적용이 가능한 한국 전투기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고도 했다.

시제 4호기까지 비행에 성공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수출 사업 논의는 없다면서도 "관심 있는 사람들의 중요 포인트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IDEX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방산 등 한화 방산 3사,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대형 방산기업뿐 아니라 연합정밀, 주식회사 킴, 로터스인터내셔널, 지노모터스, 디에스전자, 동인과학, 쎄크, 우성씨텍 등 중소기업들도 참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