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대표 후보 2차 TV토론서 한동훈 출마 金·安·千 'O', 黃 'X'…과거 발언 해명도
黃, 주도권 토론서 질문 못받아…'천찍자지' 구호 두고 '비속어' 공방도

20일 열린 제2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 토론회에선 지난 1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민감한 정치 현안을 주제로 한 후보들의 'OX' 문답이 주목을 받았다.

과거 본인의 발언을 소환해 현재 입장을 묻는 코너에서 일부 후보는 제한 시간 안에 입장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고, 한 후보는 토론에서 나머지 후보로부터 질문을 받지 못해 겸연쩍게 웃기도 했다.

특정 후보의 포스터를 두고 '비속어'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尹과 이견 있으면 양보?' 질문에 安·千·黃 'O', 金만 'X'
◇ 金·安·千 "한동훈, 총선 출마해야"…黃 "출마 안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한 'OX' 문답에서 김기현·안철수·천하람 후보는 '출마해야 한다'(O)고 답했다.

황교안 후보는 'X'표를 들었다.

안 후보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출마 중 어느 쪽이 한 장관에게 더 적합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정치권에서 제대로 선거 경험을 통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며 "지역구 출마를 권해드린다"고 답했다.

황 후보는 과거 자신의 법무부 장관 경험을 거론하며 "정책을 하나 하는 데 최소 1∼2년이 걸린다"며 한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 대표 당선 이후 현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생각이 다를 경우, 윤 대통령의 생각을 우선할 것인지 묻는 말에 안·천·황 후보는 'O'라고 답했다.

김 후보만 'X'라고 했다.

천 후보는 'O'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의 의견과 제 의견이 다를 때는 가능하면 대통령의 의견을 우선할 생각"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대통령의 의견과 국민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부딪힐 때는 국민들의 의견을 중시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尹과 이견 있으면 양보?' 질문에 安·千·黃 'O', 金만 'X'
◇ '과거 발언 해명' 코너…黃 "지난 총선에 北개입, 그때도 지금도 맞다"
4명의 후보자는 이날 토론회에서 사회자가 소환한 본인의 과거 발언에 대해 현재의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2014년 울산시장 시절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던 것과 관련해 "그런 꿈을 꿨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총선에서 압승하면 제 소명은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권 욕심을 버리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내수용 법조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 "과학기술과 외교가 중요한 시대정신이라는 취지"라며 "법조인 출신 (윤석열) 대통령과 과학기술인 출신 당 대표는 세계 최상의 조합"이라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21대 총선에 북한 간첩이 개입됐다'고 한 발언에 "그때는 맞고 지금도 맞다"며 "4·15 총선은 북한이 간첩을 통해 개입한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천 후보는 2021년 '이준석이 당을 나가면 국민의힘 선거는 끝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좋든 싫든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변화와 개혁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우리 당이 이 전 대표를 전력으로 쓰지 못한다면 변화와 개혁을 바라던 분들에게 실망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尹과 이견 있으면 양보?' 질문에 安·千·黃 'O', 金만 'X'
◇ '천찍자지' 포스터에 黃 "묻기도 민망" 千 "과거에 본인도 쓰셨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황 후보와 천 후보 사이에 비속어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천 후보를 홍보하는 '천찍자지'(천하람을 찍어야 자유로운 정치발언 지킵니다) 포스터가 발단이었다.

해당 포스터는 천 후보를 돕는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일각에선 비속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황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천 후보를 향해 "묻기도 민망하지만 '천찍XX' 포스터가 있다"며 "해당(害黨) 행위 아니냐는 지적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천 후보는 "다른 분도 아니고 황 후보가 말씀하시는 것은 서운하다"며 " 황 후보께서 과거 민주당에 맞서 투쟁할 때 가장 많이 한 말이 '자유대한민국 지키자 보수를 지키자' 아니었나"라고 반박했다.

황 후보 역시 앞 글자만 따면 비속어가 되는 구호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천 후보는 홍준표 대구시장(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과거 선거운동에서 같은 방식의 구호를 사용한 사례도 들었다.

한편, 황 후보는 상대를 지목해 토론하는 '주도권 토론' 코너에서 다른 후보들로부터 단 한 번도 질문을 받지 못했다.

주도권 토론은 각 후보가 2명 이상의 상대에게 질문해야 하는데, 천 후보는 김·안 후보를, 김 후보는 안·천 후보를, 안 후보는 김·천 후보를 지목해 토론했다.

주도권 토론 마지막 순서였던 황 후보는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발언 기회가 처음 들어왔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