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검찰, 조사실서 회유·협박…'강력범 혼방' 거론"
'대장동 일당'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고 17일 주장했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단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면담 형식의 부적절한 조사와 회유, 변호인과의 이간질, 협박 등 헌법상 보장된 형사 변론권 침해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달 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에 소환돼 정 전 실장이 검사실로 갔을 때 조사 담당이 아닌 검사가 일방적으로 차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약 7분 뒤 도착한 변호인이 면담에 동석한 뒤 이 검사는 정 전 실장에게 '본인을 위해 뭐가 좋은지 생각해야 한다.

진실을 진술해 달라. 면담도 구두 조사의 일환'이란 취지로 회유성 면담을 했다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변호인은 "면담도 조사라면 조서로 남겨달라"고 요청하자 면담은 종료됐다고 한다.

이 밖에도 조사 도중 변호인이 화장실에 간 사이 담당 검사가 정 전 실장에게 "변호사 너무 믿지 마라. 당신만 생각해라. 지금 변호사가 당신에게 도움 되는지 잘 생각해라. 독방에 생활하나.

그래서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형 선고되면 멀리 지방 교도소 가서 강력범들과도 혼방 생활을 할 수 있는데 괜찮겠나"라고 말했다고 변호인단은 밝혔다.

변호인단은 "헌법상 형사 변호사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반헌법적 위법 수사"라며 "검찰의 위법 수사가 반복된다면 그대로 좌시하지 않고 법에 따라 보장된 모든 조처를 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회유 의혹이 제기된 민주당 정성호 의원과의 장소변경 접견에 대해서도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근거로 악용하기 위해 대화를 왜곡한 것일 뿐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정 전 실장이 정 의원에게 실제 들었던 말은 '사건 내용은 본인이 가장 잘 아니까 알리바이가 있으면 기억을 되살려서 변호사에게 말해줘야 한다.

이재명이 이 역경을 이겨내면 김대중 대통령처럼 위대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위로였을 뿐이라고 변호인단은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