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안양 주장 백동규 "우린 강팀 아니야…나부터 바뀔 것"
"팀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니 주장으로선 실패했던 거죠."
프로축구 K리그2 FC안양의 '캡틴' 백동규(33)는 2023시즌 결연한 의지를 다진다.

안양은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수원 삼성에 패해 1부리그 승격의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주장으로 팀을 이끈 백동규는 승격 불발에 대한 짙은 아쉬움과 함께 책임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17일 경남 남해군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만난 백동규는 "선수들과의 소통 등에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

지난 시즌에는 주장을 맡아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나 자세 등에 관해 필요한 지적을 했지만, 선수단을 아울러 공동의 목표에 이르는 과정은 미흡했다고 스스로 평가한 것이다.

올해도 완장을 차는 백동규는 지난 시즌을 교훈 삼아 변화를 꾀하기로 했다.

직접 이우형 감독에게 정준연과 김정현을 부주장으로 선임하자고 건의했다는 그는 "올해는 내가 엄마 역할을 하기로 했다"며 웃어 보였다.

백동규는 "지난해 우리가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니 올해는 나보다 '강성'인 부주장들을 앞세우기로 했다.

감독님께 요청도 드리고, 선수들을 직접 찾아가 도와달라고 했다.

두 선수 모두 몸을 던져 그라운드에서 먼저 보여주는 스타일"이라며 "나는 밥도 사주고, 차 마시는 시간도 가지며 선수들을 다독이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K리그2 안양 주장 백동규 "우린 강팀 아니야…나부터 바뀔 것"
주장단이 선수들을 밀고 끌어가면서 새 시즌에는 반드시 승격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백동규는 "어떻게 보면 하지 않아도 될 경험을 했지만, 돈 주고도 못할 경험이기도 했다.

어린 선수들도 경험을 쌓았다.

올해도 PO에 가지 말란 법은 없는데, 작년처럼 주눅이 들지 않고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어 "전지 훈련을 하며 한두 명씩 부상자가 나오는데, 더는 부상자가 안 나왔으면 한다.

건강한 안양이라면 승격 도전은 충분히 해볼 만하다"며 "선수 구성원이 바뀌었지만, 그렇다고 목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다만 선수들의 '자만'은 경계했다.

그는 "지난 시즌 개막 전에 우리 팀이 영입도 많이 하면서 승격 1순위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다 보니 경기장에서 이미 우승한 것처럼 투지 없이 기술로만 상대를 이기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고, 초반 라운드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작년과 같은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선수들에게 '우리는 강팀이 아니다.

강팀이 돼 가야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어느 팀을 상대하든 김천 상무와 맞붙는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강팀이 아닌데 강팀처럼 행동하는 태도는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