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아르메니아와 관계 정상화 추진…이스라엘·그리스와도 협력 강화
'단교' 사우디, 시리아에 구호 손길…요르단 외무장관도 다마스쿠스 방문
[튀르키예 강진] 튀르키예·시리아, 구호 동참 이웃나라들과 '해빙 무드'(종합)
튀르키예·시리아와 갈등을 겪어온 주변 국가들이 이번 지진 이후 구호 활동에 동참하면서 외교 관계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dpa,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아라랏 미르조얀 아르메니아 외무장관은 이날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경 개방을 포함해 양국 관계를 완전히 회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구체적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으나 관련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아르메니아는 어려운 시기 우리에게 우정의 손길을 건넸다.

이 연대를 계속해야 한다"며 "양국 관계 정상화가 진행 중이고, 인도주의적 분야의 협력이 이 과정을 지원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미르조얀 장관도 "튀르키예와 완전한 관계 정상화 및 국경 개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아르메니아와 전쟁 중인 동맹국 아제르바이잔 지원을 위해 1993년 아르메니아와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또한 아르메니아는 1915년 오스만 제국(옛 튀르키예)에 의해 자국민 150만여 명이 학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튀르키예는 이들이 1차 세계대전 중 사망자였으며 조직적인 살해는 없었고 수치 역시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지난주 지진 피해 구호를 위해 30년 만에 최초로 아르메니아로 통하는 국경 검문소를 개방했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도 지난해 관계 정상화에 이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전날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튀르키예를 처음으로 지원한 국가 중 하나"라며 "이스라엘 구호대가 19명을 구조했다.

어려운 시기에 연대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코헨 장관은 "두 나라는 오랜 역사적 우정과 협력의 유대로 연결돼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항공 직항편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3개 주요 이스라엘 항공사가 조만간 튀르키예에 취항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해온 이스라엘과 튀르키예는 지난해 8월 외교관계를 전면 복원했다.

'에게해의 영원한 앙숙'인 튀르키예와 그리스의 관계도 개선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스에서 대규모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이 구호 활동에 나선 데 이어 니코스 덴디아스 외무장관이 지난 12일 피해 지역인 카흐라만마라슈를 방문했다고 아나돌루 통신이 보도했다.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에게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충돌해오다 1999년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 복구에 그리스가 대규모 지원을 하면서 해빙 분위기로 접어든 적이 있다.

[튀르키예 강진] 튀르키예·시리아, 구호 동참 이웃나라들과 '해빙 무드'(종합)
시리아 내전 발발 후 거리를 두어 왔던 아랍 국가들과 알아사드 정부 사이에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단교 상태였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4일 의약품 35t을 실은 항공기를 시리아 알레포에 보냈다.

국영 SANA 통신은 사우디 항공기가 시리아에 착륙한 것은 내전 초기인 2012년 2월 이후 이날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랍연맹(AL)은 2011년 내전 발발 후 시리아를 퇴출했다.

사우디를 비롯한 일부 회원국은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끊었다.

15일에는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이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나 지진 피해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요르단 외무 장관이 시리아를 방문한 것 역시 내전 이후 처음이다.

요르단은 내전 시작 후 반군 측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알아사드 정권과 거리를 두어 왔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시리아 국민들은 아랍 형제들로부터의 어떠한 긍정적인 반응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강진 발생 직후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알아사드 대통령과 통화하고 구호 지원을 약속했다.

[튀르키예 강진] 튀르키예·시리아, 구호 동참 이웃나라들과 '해빙 무드'(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