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또다시 터전 잃은 시리아 난민 …유럽행 재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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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건너간 시리아 난민 300만명 …EU 송환협정 '변수'
'대규모 인구이동' 발생 가능성…에르도안 대선 행보에 쟁점될 수도 튀르키예 동남부 일대를 거대한 폐허더미로 바꿔놓은 규모 7.8의 강진이 유럽연합(EU)과 튀르키예의 지정학적 관계에도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지진으로 머물 곳을 잃은 수백만 시리아 난민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유럽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튀르키예의) 시리아 난민 다수는 6일 발생한 강진의 진앙 근처에 살고 있었다.
이들은 이제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5∼2016년 시리아발 난민 사태로 몸살을 앓던 EU는 튀르키예와 난민송환협정을 맺고 튀르키예를 거쳐 유럽으로 온 난민을 송환해 왔다.
이런 난민을 튀르키예가 다시 전원 받아들이는 대가로 자금을 지원하고 EU 가입 협상을 서두르는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튀르키예는 세계 최대 시리아 난민 수용국이 됐다.
현재 튀르키예에 머무는 시리아 난민의 수는 3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리아 국경과 맞닿아 있어 난민들이 많이 살던 튀르키예 동남부 도시들이 궤멸적 피해를 본 탓에 이 지역에서 '대규모 인구이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시리아 난민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호주 국립대의 터키학 강사 부르주 세빅-콩피에뉴는 "생존자의 첫번째 본능은 보통은 그 자리에 머무르다 재건을 하는 것이다"라면서 "시리아인들이 이번 재난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구호가 얼마나 일찍 도착하고 장기적 재건계획이 언제 발표되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워낙 피해가 광범위한 탓에 튀르키예 당국은 인명구조와 구호품 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진 발생으로부터 이미 나흘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수십만 명이 잔해 아래 갇혀 있으며, 거리로 내몰린 주민들은 살을 에는 추위와 굶주림에 시름하고 있다.
5월 조기 대선을 코앞에 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피해지역을 직접 찾았지만, 늑장대응과 부실공사 의혹, 24년간 걷어 온 '지진세'의 불투명한 용처 등에 분노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으로 '강력하고 전제적이지만 효율적'이라는 에르도안의 이미지가 무너지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 대학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제임스 혼캐슬은 튀르키예 정부의 인도적 위기 대응 성공 여부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미래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임박한 대선이 튀르키예의 시리아 난민 정책에 변화를 초래해 EU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에선 시리아 난민들을 언제까지 자국 내에 머물게 할 것인지가 갈수록 정치쟁점화하는 추세가 나타나왔는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들을 EU에 떠넘기려는 행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혼캐슬은 "중요한 선거를 준비하던 중 발생한 위기에 허우적대는 상황에서 튀르키예가 (시리아 난민을 막는) 유럽의 수문장 역할을 계속할지는 국제 관계나 인도적 고려보다는 필연적으로 (튀르키예) 국내 정치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시리아 난민의 유럽행이 재개된다면 EU와 튀르키예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는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이후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세속주의를 배격하고 이슬람주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유럽과 거리를 둬 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에서도 '의사진행방해자'(obstructionist) 역할을 도맡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갈수록 친밀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NYT는 지적했다.
EU 27개 회원국 정상은 9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적인 연대'를 선언하며 더 많은 긴급구호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대규모 인구이동' 발생 가능성…에르도안 대선 행보에 쟁점될 수도 튀르키예 동남부 일대를 거대한 폐허더미로 바꿔놓은 규모 7.8의 강진이 유럽연합(EU)과 튀르키예의 지정학적 관계에도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지진으로 머물 곳을 잃은 수백만 시리아 난민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유럽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튀르키예의) 시리아 난민 다수는 6일 발생한 강진의 진앙 근처에 살고 있었다.
이들은 이제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5∼2016년 시리아발 난민 사태로 몸살을 앓던 EU는 튀르키예와 난민송환협정을 맺고 튀르키예를 거쳐 유럽으로 온 난민을 송환해 왔다.
이런 난민을 튀르키예가 다시 전원 받아들이는 대가로 자금을 지원하고 EU 가입 협상을 서두르는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튀르키예는 세계 최대 시리아 난민 수용국이 됐다.
현재 튀르키예에 머무는 시리아 난민의 수는 3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리아 국경과 맞닿아 있어 난민들이 많이 살던 튀르키예 동남부 도시들이 궤멸적 피해를 본 탓에 이 지역에서 '대규모 인구이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시리아 난민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호주 국립대의 터키학 강사 부르주 세빅-콩피에뉴는 "생존자의 첫번째 본능은 보통은 그 자리에 머무르다 재건을 하는 것이다"라면서 "시리아인들이 이번 재난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구호가 얼마나 일찍 도착하고 장기적 재건계획이 언제 발표되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워낙 피해가 광범위한 탓에 튀르키예 당국은 인명구조와 구호품 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진 발생으로부터 이미 나흘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수십만 명이 잔해 아래 갇혀 있으며, 거리로 내몰린 주민들은 살을 에는 추위와 굶주림에 시름하고 있다.
5월 조기 대선을 코앞에 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피해지역을 직접 찾았지만, 늑장대응과 부실공사 의혹, 24년간 걷어 온 '지진세'의 불투명한 용처 등에 분노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으로 '강력하고 전제적이지만 효율적'이라는 에르도안의 이미지가 무너지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 대학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제임스 혼캐슬은 튀르키예 정부의 인도적 위기 대응 성공 여부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미래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임박한 대선이 튀르키예의 시리아 난민 정책에 변화를 초래해 EU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에선 시리아 난민들을 언제까지 자국 내에 머물게 할 것인지가 갈수록 정치쟁점화하는 추세가 나타나왔는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들을 EU에 떠넘기려는 행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혼캐슬은 "중요한 선거를 준비하던 중 발생한 위기에 허우적대는 상황에서 튀르키예가 (시리아 난민을 막는) 유럽의 수문장 역할을 계속할지는 국제 관계나 인도적 고려보다는 필연적으로 (튀르키예) 국내 정치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시리아 난민의 유럽행이 재개된다면 EU와 튀르키예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는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이후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세속주의를 배격하고 이슬람주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유럽과 거리를 둬 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에서도 '의사진행방해자'(obstructionist) 역할을 도맡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갈수록 친밀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NYT는 지적했다.
EU 27개 회원국 정상은 9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적인 연대'를 선언하며 더 많은 긴급구호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