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법에 따른 제동 첫 사례…산호해서 10㎞ 거리로 오염 우려
호주 정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인근 탄광 개발 불허
호주 정부가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위협할 수 있다며 인근에 개발하려던 대규모 탄광 개발 계획을 취소시켰다.

9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전날 호주 환경부는 '환경보호·생물다양성 보전법(EPBC)'에 따라 퀸즐랜드주 중부 록햄프턴에서 진행하려던 탄광 개발 프로젝트를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EPBC에 의해 탄광 개발이 금지된 것은 1999년 법이 제정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타냐 플리버섹 환경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광산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10㎞ 이내에 있는 노지 탄광으로 오염과 암초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가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호주의 광산 재벌 클라이브 팔머는 탄광이 개발되면 25년간 연 1천만t의 코크스용 석탄을 생산해 82억 호주 달러(약 7조2천억 원) 규모의 수출 수입을 올리고 일자리 500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주 환경부는 지난해 8월 탄광 개발 신청을 불허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탄광의 위치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불과 10㎞ 떨어져 있어 탄광에서 흘러나오는 오염 물질이 강줄기를 타고 바다로 들어가면 이 지역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퀸즐랜드주 정부도 이 지역 관광 사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탄광 개발에 반대 의견을 냈다.

환경부는 반대 의견을 낸 뒤 열흘 동안 공론화 과정을 거쳤는데 이 기간에 총 9천여 명의 의견이 들어왔고 응답자의 98%가 광산 불허를 지지하는 의견이었다.

결국 연방 정부는 추가 협의 등을 거쳐 결국 최종 개발 불허 결정을 내렸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퀸즐랜드 해안을 따라 2천300㎞ 길이로 퍼져 있는 세계 최대 산호초 지역이다.

하지만 유네스코는 지구 온난화 등으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백화 현상이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어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추가해야 한다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호주 정부에 과감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