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예 갈등' 양안 변화 기류…인화성 이슈 많아 한계 지적도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샤리옌 부주석이 8일 중국을 방문,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대화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中 "대만 야당 샤리옌 부주석 방중"…양안 대화 물꼬 트일까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이날 "양안 각계 영역의 교류 협력 촉진과 양안 동포의 이익과 복지 증진을 위해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이 중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샤 부주석 방중 기간 양안 관계자들이 협력해 다양한 교류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일 중국의 해협 양안 관계 연구센터와 대만의 중국 국민당 국정연구기금 공동 주최로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이후 양안 관계와 교류 협력' 심포지엄이 열린다.

또 중국 측 상하이 청년연합회, 청년기업가협회와 대만의 해협안양경제무역문화교류협회 청년위원회, '삼삼회' 청년기업가위원회가 공동 개최하는 양안 청년기업가 교류 행사가 13일 상하이에서 열린다.

샤 부주석은 이들 행사에 참석하고, 난징과 우한, 충칭, 청두 등 중국 여러 곳도 방문한다.

대만 중앙통신도 이날 샤 부주석이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대만 방문단에는 린쭈자 국민당 대륙사무부 주임과 국가 정책재단의 가오쓰보 이사 겸 내정법제팀 간사, 자오춘산 선임 고문이 포함됐다.

中 "대만 야당 샤리옌 부주석 방중"…양안 대화 물꼬 트일까
앞서 국민당은 지난 6일 샤 부주석이 중국을 방문, 중국의 대만정책 실무 사령탑인 공산당 대만공작판공실 및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쑹타오 주임을 만나 "평등과 존엄을 바탕으로 대화와 교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관 출신으로 대만의 중국 담당 기관인 대륙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샤 부주석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벌인 대대적인 대만 봉쇄 군사훈련 직후 중국을 방문, 류제이 대만판공실 주임을 만난 바 있다.

샤 부주석의 이번 중국 방문은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양안 사이에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는 시점에 이뤄졌다.

중국항공운수협회는 지난 1일 코로나19로 축소됐던 양안의 직항지 회복을 제안하는 서한을 대만 당국에 보냈다.

항공운수협회는 이 서한에서 "양안 항공노선의 정상적인 운항 회복을 희망한다"며 대만 동포가 원하는 광저우 등 16곳의 직항 노선을 우선 회복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과거 양안 직항지는 대만 10곳, 중국 61곳 등 총 71곳이었으나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2월 대만이 베이징과 상하이, 청두, 샤먼 4곳으로 중국 직항지를 축소했다.

앞서 지난달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등록 정보에 문제가 있다며 작년에 수입 금지 조치했던 대만 식품기업 가운데 63곳을 금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강경한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지난 2일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주최 '2023 대륙(중국)-대만 기업 춘제(春節·설) 활동'에서 "베이징 당국과 대화를 전개, 쌍방이 수용할 수 있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할 길을 함께 모색하길 원한다"며 중국과의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올해 봄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 미 의회의 친대만 입법 추진 등 민감한 이슈가 산재하고, 쑹타오 주임이 지난 6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한 '92공식'에 대만이 공감해야 양안 당국 간 협상 재개가 가능하다고 밝혀 의미 있는 교류·협력의 진척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92공식은 1992년 11월 민간기구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가 합의한 양측 관계에 대한 원칙이다.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양측이 '각자 해석'에 따른 국가 명칭을 사용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를 두고 중국은 '하나의 중국'에, 대만은 '각자 해석'에 방점을 두고 해석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