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라사이클린 항암제, 장단기적 심부전 위험↑"

안트라사이클린(anthracycline) 계열 항암제가 장단기적으로 심부전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안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암제에는 독소루비신(doxorubicin)과 에피루비신(epirubicin)이 있으며 좌심실 기능장애, 심부전, 심근염, 심낭염, 심방세동, 심실빈맥, 심실세동 등 심혈관 위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 또는 기능 이상으로 혈액을 온몸에 펌프질해 내보내는 심장 좌심실 기능에 문제가 발생, 체내의 모든 기관과 조직에 대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이 위험요인이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심장 전문의 엑토르 빌라라가 교수 연구팀이 안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암제 치료를 받은 유방암과 임파선암 환자 812명을 대상으로 25년 동안 진행한 추적 연구 결과 암 진단 20년 후까지 심부전 위험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6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안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암제가 투여된 유방암 또는 임파선암 환자는 심부전 위험이 3.25배, 안트라사이클린 항암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는 1.7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안트라사이클린 항암제가 투여된 환자의 심부전 누적 발생률(cumulative incidence)은 건강한 대조군보다 훨씬 높았다.

이들의 심부전 누적 발생률은 ▲1년 후 1.81%(대조군 0.09%) ▲5년 후 2.91%(대조군 0.79%) ▲10년 후 5.36%(대조군 1.74%) ▲15년 후 7.42%(대조군 3.18%) ▲20년 후 10.75%(대조군 4.98%)로 집계됐다.

안트라사이클린 항암제는 투여 용량(dose)이 높든 낮든 심부전 위험이 높아지는 정도에는 차이가 없었다.

항암 치료 관련 심근병증(cardiomyopathy)을 막기 위해 베타 차단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스타틴(statin) 제제를 복용했어도 심부전 위험에는 차이가 없었다.

다만 흉부와 중격동(양쪽 흉막강 사이 흉곽 공간)에 대한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는 심부전 위험이 3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전체적인 결과는 유방암 또는 임파선암 환자가 안트라사이클린 항암제를 사용하면 누적 투여용량과 상관없이 심부전의 단기적, 장기적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따라서 안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암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인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체중 증가, 흡연, 운동 부족 등에 관한 임상적 추적 관찰과 함께 심부전 초기 징후와 증세가 나타나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