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최고위원을 놓고도 ‘친윤 대 비윤’ 구도가 만들어졌다. 특히 최고위원 경선은 1인 1표인 당 대표 경선과 달리 책임당원 한 명이 2표를 행사한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가 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청년 최고위원 1명을 포함해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3일 마무리된 후보등록에선 친윤계 후보가 난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윤으로 분류되거나 친윤을 자처하는 후보는 재선 박성중·이만희 의원, 초선 태영호·이용·조수진 의원과 원외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 등이다. 이준석 전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는 허은아 의원과 김용태 전 최고위원 등은 비윤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친윤계에서는 표 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고위원 선거에서 선거인단은 1인 2표를 행사한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허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을 1명씩 찍을 수 있어 표가 분산되지 않는 반면, 친윤계 후보들은 7명이 친윤 당원들의 표를 나눠 가져야 한다.

선거에 참여하는 책임당원은 8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전 대표가 선출된 2021년 전당대회를 전후로 입당한 책임당원은 10만~15만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이 전 대표를 따르는 표심이 얼마나 되느냐가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성 최고위원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도 관심사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청년 최고위원을 제외한 최고위원 4명 중 1명은 여성 몫이다. 1~4위 득표자 중 여성이 없는 경우 4위 득표자 대신 여성 최다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된다. 친윤계인 조 의원과 비윤계인 허 의원의 맞대결 구도가 펼쳐질 수 있다.

최고위원 선출 결과는 향후 당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개정된 당헌에 따르면 선출 최고위원 5인 중 4인 이상이 사퇴·궐위 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다.

최고위원 구성에 따라 언제든 당 대표를 몰아내고 비대위를 출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친윤계는 최고위원 4명 당선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고재연/양길성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