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장애아 부모 "서울에 머물 곳 많아져야"…탈시설 반대 의견도
오세훈, 전장연 면담 하루 앞두고 장애인시설 찾아(종합)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의 공개 면담을 하루 앞둔 1일 장애인 복지시설을 잇달아 찾아 장애인과 가족의 목소리를 들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강동구 고덕동 소재 장애인 거주시설인 우성원과 우성원 내에 있는 중증 뇌병변장애인 긴급·수시돌봄 단기거주시설 한아름을 방문해 이용 가족, 시설 관계자와 간담회를 했다.

서울시는 장애인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4시간 이용 가능한 한아름을 전국 최초이자 서울시 1호로 작년 10월 열었다.

현재까지 23건의 방문 등록과 41건의 시설 이용 실적을 거뒀다.

뇌병변 장애아를 둔 한 부모는 "아이가 지금 21세인데 여태까지 키우면서 어느 곳에도 맡겨본 적이 없고 가족이 100% 돌봤다"며 "한아름이 생기고서 아이에게 캠프라고 설명하고 바로 와봤는데, 아이가 정말 좋아하고 또 가고 싶다고 한다.

이런 곳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시설을 계속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뇌병변 장애아 부모는 "서울에 뇌병변 주간보호센터가 6곳에 불과해 대기가 너무 많고, 발달장애인 센터는 휠체어를 타면 받아주지 않아 우리 아이들이 정말 갈 곳이 없다"면서 "서울시에서 우리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전장연 등 일부 장애인 단체가 주장하는 탈시설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장애인 가족도 있었다.

한 장애아 부모는 "우리 아이는 발달뿐 아니라 지체장애도 있어 24시간 돌봄을 받아야 한다.

우성원을 벗어나 집에 가도 밥 먹이는 것밖에 없다"며 "우리 아이가 쫓겨날까 봐 가슴이 콩닥거린다.

24시간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오히려 늘어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은 오 시장은 "드릴 말씀이 없다.

정말 새겨듣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탈시설 관련 정부 예산을 늘려달라는 전장연 요구와 관련해 "전체 장애계의 입장이 아니다"란 견해를 밝혀왔다.

오세훈, 전장연 면담 하루 앞두고 장애인시설 찾아(종합)
오 시장은 이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라온클린패밀리를 방문, 직업재활 프로그램 운영 현황 등을 살피고 시설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서울시는 장애인 가족의 돌봄공백 해소를 위해 뇌병변 중증 장애인 수시 돌봄시설을 권역별로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장애인 생계지원 강화를 위해 공공일자리와 직업재활시설 보호작업장 근로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오 시장은 2일 전장연과 단독으로 공개 면담하고 다른 장애인단체와도 잇달아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