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성 논란' 日작가 전시에도 긴 줄…"韓관객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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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작가 전시 ‘역대급 인기’
과거엔 관심 적었을 ‘일본 작품’
SNS서도 2030 ‘인증샷’ 줄이어
세계적 작가를 지방 미술관서 초청
한국 미술계 위상 높아졌단 방증
부족한 인프라·행정 ‘고질병’
작년 하반기 개막 예정이었지만
물 줄줄 새면서 전시 연기 ‘망신’
제대로 공지도 안해…관객 헛걸음
과거엔 관심 적었을 ‘일본 작품’
SNS서도 2030 ‘인증샷’ 줄이어
세계적 작가를 지방 미술관서 초청
한국 미술계 위상 높아졌단 방증
부족한 인프라·행정 ‘고질병’
작년 하반기 개막 예정이었지만
물 줄줄 새면서 전시 연기 ‘망신’
제대로 공지도 안해…관객 헛걸음
주인공은 이날 개막한 전시 ‘무라카미 좀비’의 주인공 무라카미 다카시(61). 전국에서 모인 100여 명의 기자는 그를 담기 위해 10분 넘게 셔터를 눌러댔다. 여기에 몰래 들어온 일반 관람객들이 가세하면서 작품이 손상될 뻔한 ‘비상 상황’도 벌어졌다. 촬영 내내 활짝 웃던 다카시가 유일하게 정색한 순간이었다.
①관대해진 관객
②높아진 한국 미술 위상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들의 보험가액은 980억원이다. 서울의 웬만한 유명 미술관도 부담스러워할 규모다. 이만한 전시를 지역 국공립미술관에서 단독으로 유치했다. 한국 미술계의 저변이 그 만큼 넓어졌다는 의미다. 세계적인 예술가도 한국의 지역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맡길 정도로 한국의 미술 인프라를 높이 평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③여전히 미흡한 인프라·행정
박수 칠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당초 이 전시는 지난해 9월 개막해 다섯 달 동안 열릴 예정이었지만, 작품을 설치하던 지난해 여름 미술관 건물에 비가 새면서 작가가 전시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술계 관계자는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을 대표하는 미술관이 기본적인 항온·항습도 못 한다는 건 국제적인 망신거리”라고 했다. 미술관 측이 이 같은 사실을 관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쉬쉬하면서 부산 전시를 보러갔다가 헛걸음하는 사람들도 나왔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오타쿠 문화를 예술의 경지로 올린 ‘日 미술 3대장
현존 작가 중 훗날 세계 미술사에 남을 만한 인물은 몇이나 될까. 일본에 선 세 사람이 후보로 꼽힌다. 쿠사마 야요이(94), 나라 요시토모(64), 무라카미 다카시(61·사진). 이 중 가장 의견이 분분한 인물은 다카시다.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비튼 선정적이면서도 기괴한 작풍과 예술가인지, 상업 디자이너인지 헛갈리게 만드는 노골적인 장삿속 때문이다. 자신은 감독 역할만 하고 작업은 200여 명의 직원에게 맡긴다는 점에서 ‘공장장’이란 비아냥도 듣는다.그럼에도 다카시가 세계 미술계의 거물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술계에서도 악평보다 호평이 많다. 세계적인 작가이자 평론가 이우환도 “얼핏 보면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고 화려하지만, 다시 보면 강한 비판성이 감춰져 있는 패기 넘치는 작품세계”라고 칭찬했다.
다카시는 자극적인 작품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의 고급문화는 세계 미술시장에서 별 존재감이 없지만, 만화·애니메이션 등 오타쿠 문화는 세계 최강이다. 그래서 나는 오타쿠 문화를 고급 예술의 반열에 올리는 동시에 기괴하고 과장된 표현을 통해 오타쿠 문화의 한계를 비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순수예술의 문턱을 낮췄다고 자부한다. 이런 작품이 즐길 만한지는 관람객이 각자 판단하면 된다.”
부산=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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