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유적지 사카라서 제사장 등 고위직 석관 발견
이집트서 4천300년 전 금박 뒤덮인 미라 발굴
이집트 고대 유적지 사카라에서 4천300년 된 석관에서 금박으로 뒤덮인 남성 미라가 나왔다고 영국 BBC 방송과 미국 ABC 방송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사카라 네크로폴리스(죽은 자의 땅) 역할을 했던 곳에서 5왕조와 6왕조(기원전 2686∼2181년)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에서 이같은 미라가 나왔다고 이집트 당국이 밝혔다.

이 미라는 그동안 이집트에서 나온 가장 오래된 것이자 가장 온전한 비왕족 미라 중 하나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발굴을 이끈 자히 하와스 박사는 "지하 갱도 15m 아래 석관에서 헤카셰페스라고 불린 남성의 미라가 발견됐으며, 금박으로 덮여 있었다"며 "그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집트서 4천300년 전 금박 뒤덮인 미라 발굴
이와 함께 다른 미라 3구도 발견됐다.

이들 중 가장 큰 것은 '크눔드제데프'라는 미라다.

하와스 박사는 "가장 중요한 무덤은 5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인 우나스(기원 전 2375∼2345년 재위) 시절에 조사관, 감독관, 제사장 등을 지낸 크눔드제데프"라며 "그의 무덤은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장면들로 장식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집트 왕궁에서 고위 관리를 지내며 특별 종교의식을 수행한 '메리'라는 미라도 발견됐다.

이집트서 4천300년 전 금박 뒤덮인 미라 발굴
하와스 박사는 매장지에서 도자기와 쌍둥이 조각상 등 다른 유물도 발견됐는데, 기원전 25∼22세기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발굴에 참여한 한 고고학자는 "이번 발견은 왕과 그 곁에서 살았던 사람들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사카라는 고대 이집트에서 3천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장지로 사용됐다.

이곳에는 초기 형태인 계단식 피라미드 등 피라미드 12개와 미라가 매장된 갱도들이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