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광고판"…초연결 시대 '멀티 디바이스'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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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TV 플랫폼 사업' 방향전환…"전세계 판매한 기기서 수익 창출"
거실 TV 앞에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을 함께 보는 모습은 이미 과거의 풍경이 됐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확대와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TV가 진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TV 시장 1, 2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순히 고화질의 TV를 제조·판매하는 차원을 넘어 TV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교체 주기가 긴 TV를 '더 자주, 많이' 판매하는 것보다는 이미 전세계 시장에 판매해 둔 TV를 중심으로 광고, 콘텐츠 등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 "수억대 우리 TV가 광고판이 되는 것"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자사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체제(OS) 타이젠과 웹OS를 기반으로 수년 전부터 TV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5년 처음 선보인 '삼성 TV 플러스'는 TV에 인터넷만 연결하면 영화, 드라마, 예능, 뉴스, 스포츠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채널형 비디오 서비스다.
현재 24개국 4억6천500만대 이상의 삼성전자 TV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 중이며, 작년에만 30억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해 2021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1천800개 이상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바이스 미디어, 라이언스게이트 등 파트너들과의 협업으로 제공 VOD 수를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북미 서비스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TV의 수명이 한 7년 정도 되는데 제품을 너무 잘 만들면 고장이 안 나고 오래 쓰니까 한번 팔면 수익은 딱 한 번 발생한다"며 "기기를 더 많이 자주 팔 수 있을까 고민하는 단계에서 기기를 깔아놓으면 수익이 생기는 플랫폼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전세계 1억8천만대의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웹OS를 앞세워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CES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큰 트랜스포메이션(변화)을 TV 사업으로 보고 있다"며 "디바이스 중심에서 플랫폼, 광고 콘텐츠 쪽으로, 드디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 기반 무료방송 서비스 LG 채널 등을 필두로 하는 웹OS 콘텐츠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2018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LG 피트니스(홈트레이닝), LG 아트랩(NFT 아트 플랫폼) 등의 콘텐츠 서비스는 이번 CES 2023에서 혁신상도 받았다.
LG전자가 재작년 초 인수한 미국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알폰소는 지난해 영국, 그리스 법인을 신설하며 독자적인 자동 콘텐츠 추천(ACR) 솔루션의 글로벌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ACR 기능을 통해 TV 시청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광고주가 맞춤형 광고를 하도록 해 광고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이를 "광고주에게 우리 TV가 광고판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메인 스크린 디바이스'로 진화 가속
TV는 단순한 방송 시청 도구에서 주변 환경과 취향까지 인식하는 '메인 스크린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 TV는 CES 2023에서 삼성전자가 '캄테크 철학'을 기반으로 제안한 '초연결 시대'의 메인 디바이스다.
예를 들어 집안에 혼자 있던 어르신이 갑자기 쓰러진 경우 TV의 내장 마이크로 '살려줘' 같은 소리를 인식해 자녀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은 자녀는 TV 카메라를 통해 집안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기 연결의 방식이 TV를 통해 가능해진다.
게임과 디지털 아트 등 TV 소비 환경의 변화도 이 같은 진화를 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6월 콘솔 없이도 TV에서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삼성 게이밍 허브'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 패스, 엔비디아 지포스나우, 아마존 루나 등을 지원하며 연내 앤트스트림 아케이드와 블랙넛을 추가해 2천500개 이상의 인기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윤 부사장은 "TV는 '메인 스크린 디바이스'"라며 "매일 시커먼 디바이스가 거실 벽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을 벽에 거는 식의 아트 갤러리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선보인 삼성 아트 스토어는 영국 테이트 모던 등 전 세계 50여개 미술관과 박물관, 갤러리와의 협업을 통해 2천여점의 작품을 제공한다.
출시 이후 가입자가 연평균 150% 이상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G전자는 TV 사용 경험을 이용자 개인의 취향과 생활방식에 맞추겠다는 의미의 '싱크 투 유, 오픈 투 올(Sync to you, Open to All)'을 올해 TV사업 비전으로 제시했다.
실제 TV로 웹 서핑, SNS, 홈피트니스, 원격진료, 게임 등을 즐기는 고객은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LG전자가 분석한 TV 시청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LG TV 고객 가운데 인터넷과 연결해 스마트 콘텐츠를 사용한 비율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조병하 HE플랫폼사업담당 전무는 "과거 일방적으로 시청하는 기기였던 TV가 수년 전부터 인터넷과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TV로 진화해 온 것처럼, 향후에는 감지, 소통, 분석 등의 인텔리전트 요소를 기반으로 한 AI TV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거실 TV 앞에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을 함께 보는 모습은 이미 과거의 풍경이 됐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확대와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TV가 진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TV 시장 1, 2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순히 고화질의 TV를 제조·판매하는 차원을 넘어 TV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교체 주기가 긴 TV를 '더 자주, 많이' 판매하는 것보다는 이미 전세계 시장에 판매해 둔 TV를 중심으로 광고, 콘텐츠 등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 "수억대 우리 TV가 광고판이 되는 것"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자사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체제(OS) 타이젠과 웹OS를 기반으로 수년 전부터 TV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5년 처음 선보인 '삼성 TV 플러스'는 TV에 인터넷만 연결하면 영화, 드라마, 예능, 뉴스, 스포츠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채널형 비디오 서비스다.
현재 24개국 4억6천500만대 이상의 삼성전자 TV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 중이며, 작년에만 30억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해 2021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1천800개 이상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바이스 미디어, 라이언스게이트 등 파트너들과의 협업으로 제공 VOD 수를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북미 서비스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TV의 수명이 한 7년 정도 되는데 제품을 너무 잘 만들면 고장이 안 나고 오래 쓰니까 한번 팔면 수익은 딱 한 번 발생한다"며 "기기를 더 많이 자주 팔 수 있을까 고민하는 단계에서 기기를 깔아놓으면 수익이 생기는 플랫폼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전세계 1억8천만대의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웹OS를 앞세워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CES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큰 트랜스포메이션(변화)을 TV 사업으로 보고 있다"며 "디바이스 중심에서 플랫폼, 광고 콘텐츠 쪽으로, 드디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 기반 무료방송 서비스 LG 채널 등을 필두로 하는 웹OS 콘텐츠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2018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LG 피트니스(홈트레이닝), LG 아트랩(NFT 아트 플랫폼) 등의 콘텐츠 서비스는 이번 CES 2023에서 혁신상도 받았다.
LG전자가 재작년 초 인수한 미국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알폰소는 지난해 영국, 그리스 법인을 신설하며 독자적인 자동 콘텐츠 추천(ACR) 솔루션의 글로벌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ACR 기능을 통해 TV 시청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광고주가 맞춤형 광고를 하도록 해 광고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이를 "광고주에게 우리 TV가 광고판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메인 스크린 디바이스'로 진화 가속
TV는 단순한 방송 시청 도구에서 주변 환경과 취향까지 인식하는 '메인 스크린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 TV는 CES 2023에서 삼성전자가 '캄테크 철학'을 기반으로 제안한 '초연결 시대'의 메인 디바이스다.
예를 들어 집안에 혼자 있던 어르신이 갑자기 쓰러진 경우 TV의 내장 마이크로 '살려줘' 같은 소리를 인식해 자녀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은 자녀는 TV 카메라를 통해 집안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기 연결의 방식이 TV를 통해 가능해진다.
게임과 디지털 아트 등 TV 소비 환경의 변화도 이 같은 진화를 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6월 콘솔 없이도 TV에서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삼성 게이밍 허브'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 패스, 엔비디아 지포스나우, 아마존 루나 등을 지원하며 연내 앤트스트림 아케이드와 블랙넛을 추가해 2천500개 이상의 인기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윤 부사장은 "TV는 '메인 스크린 디바이스'"라며 "매일 시커먼 디바이스가 거실 벽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을 벽에 거는 식의 아트 갤러리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선보인 삼성 아트 스토어는 영국 테이트 모던 등 전 세계 50여개 미술관과 박물관, 갤러리와의 협업을 통해 2천여점의 작품을 제공한다.
출시 이후 가입자가 연평균 150% 이상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G전자는 TV 사용 경험을 이용자 개인의 취향과 생활방식에 맞추겠다는 의미의 '싱크 투 유, 오픈 투 올(Sync to you, Open to All)'을 올해 TV사업 비전으로 제시했다.
실제 TV로 웹 서핑, SNS, 홈피트니스, 원격진료, 게임 등을 즐기는 고객은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LG전자가 분석한 TV 시청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LG TV 고객 가운데 인터넷과 연결해 스마트 콘텐츠를 사용한 비율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조병하 HE플랫폼사업담당 전무는 "과거 일방적으로 시청하는 기기였던 TV가 수년 전부터 인터넷과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TV로 진화해 온 것처럼, 향후에는 감지, 소통, 분석 등의 인텔리전트 요소를 기반으로 한 AI TV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