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및 기후환경대사 해임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것을 두고 “논란으로 대통령님께 누가 된 점, 윤석열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20일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최근 저의 발언, 특히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원 여러분께도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성공적인 윤 정부와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의힘이 되는 그 길을 당원 동지 여러분과 늘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해직을 두고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대통령실 참모가 윤 대통령에게 본인의 의사를 잘못 전달했다는 의미로, 사실상 친윤계를 겨냥한 말이었다.

그러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나 전 의원의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내에서는 초선 의원 50명이 비판 성명을 내는 등 친윤계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번 입장 발표는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시점(21일)에 맞춰 나 전 의원에게 씌워진 ‘비윤’ 이미지를 최대한 걷어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나 전 의원은 설 연휴 이후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측근들에 따르면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입장문을 낸 배경에 대해 “출마와 관련한 입장 변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