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대만·아들은 중국…저어새 가족 겨울나기 따로따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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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대만·아들은 중국…저어새 가족 겨울나기 따로따로 여행](https://img.hankyung.com/photo/202301/AKR20230120046700005_02_i_P4.jpg)
이 중 '아빠 새'는 평균 시속 52㎞로 약 1천15㎞를 비행해 다음 날 중국 원저우(溫州)에 도착했다.
그 후 510㎞를 더 날아 이틀 뒤 대만 중남부에 있는 자이(嘉義)현까지 갔다.
같은 장소에서 출발한 어린 저어새 두 마리는 어떻게 됐을까.
한 마리는 약 575㎞를 날아가 상하이(上海)에서 여정을 마쳤다.
나머지 한 마리도 상하이를 거쳤으나, 456㎞를 더 날아 이틀 후 원저우에 최종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이 함께 출발했으나 목적지는 다른 '따로따로' 여행이었다.
![아빠는 대만·아들은 중국…저어새 가족 겨울나기 따로따로 여행](https://img.hankyung.com/photo/202301/AKR20230120046700005_01_i_P4.jpg)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는 주걱처럼 생긴 검은 부리로 물속을 휘휘 저어가며 먹이를 찾는다.
인천·경기만, 영광 일대의 무인도 등 서해안에서 주로 번식하는데 10월쯤에 월동을 위해 남하한 뒤 중국·일본·대만·베트남 등으로 이동해 겨울을 난다.
저어새가 겨울나기를 위해 이동한다는 점은 알려졌으나, 정확한 경로는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원은 지난해 6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혈연관계가 확인된 저어새 세 가족에 위치 추적기를 부착한 뒤, 각 개체가 10월 초∼11월 초에 이동한 경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저어새는 서남해안 연안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겨울을 나기 위해 부모와 자식 개체가 서로 다른 경로로 중국과 대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빠는 대만·아들은 중국…저어새 가족 겨울나기 따로따로 여행](https://img.hankyung.com/photo/202301/AKR20230120046700005_03_i_P4.jpg)
자식 개체인 수컷 5마리 가운데 4마리는 평균 시속 47㎞로 약 967km 구간을 날아 중국에 도착했다.
나머지 1마리는 1천379km 거리를 비행해 대만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자식 개체가 부모 개체로부터 특정한 이동 경로를 교육받거나 학습하는 게 아니라 겨울나기를 위한 장거리 이동에 특화된 경로를 스스로 익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떤 이유로 이들이 따로 이동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번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새들은 모두 수컷으로, '어미 새'가 빠졌다.
추후 부모 개체와 자식 개체를 추가로 연구하면 더 정확한 데이터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어새는 현재 전 세계에 3천940여 마리만 생존하고 있다.
연구원은 저어새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복원하는 한편, 이들이 겨울을 나는 중국이나 대만 지역에 조사단을 보내 실태 파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빠는 대만·아들은 중국…저어새 가족 겨울나기 따로따로 여행](https://img.hankyung.com/photo/202301/AKR20230120046700005_04_i_P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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