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초연 개막…"완벽에 가까운 음악, 뮤지컬로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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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엘리자벳' 창작진 신작 세계 초연 개막
'베토벤의 연인' 안토니 역 옥주현 "베토벤의 걸작에 영감 준 인물 연기" 헝클어진 머리와 초라한 옷차림, 얼굴엔 거친 수두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한 남자. 화려한 가발과 옷차림을 한 귀족들 틈에서 주눅이 들기는커녕 그들을 무시하는 거만한 태도다.
이 괴팍한 천재 음악가의 손끝이 피아노에 닿는 순간, 악보 위 음표는 무용수가 되어 춤으로 무대 위를 가득 채운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등을 만든 뮤지컬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신작 뮤지컬 '베토벤'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했다.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베토벤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카이는 19일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 행사에서 "완벽에 가까운 베토벤의 음악이 기악곡이 아닌 뮤지컬로 승화된 작품"이라며 "베토벤의 음악과 감정, 대사가 어우러져서 흐름이 끊기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베토벤'은 베토벤이 실제로 청력을 잃어가기 시작하던 시점이자 미지의 '불멸의 연인'을 만났을 것으로 추정되던 시기인 1810년부터 1812년까지의 베토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창작 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작품에서 부르는 모든 곡에 '운명', '월광', '비창' 등 실제 베토벤이 남긴 기악곡의 선율을 과감히 사용해 주목받았다.
클래식 성악을 전공한 카이는 베토벤을 직접 연기하는 것에 대해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베토벤의 음악이 얼마나 완벽하고 음악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사람인지를 알기에 무게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함께 베토벤을 연기한 박은태는 "음악의 힘이 정말 강한 만큼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인물과 드라마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최대한 극 중 인물로서 베토벤에게 다가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작품 속 베토벤은 익히 알고 있는 위대한 천재, 음악의 신이기에 앞서 어린 시절의 상처와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찬 한없이 인간적이고 나약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유일하게 의지하던 가족인 남동생 카스파가 사랑을 찾아 결혼한다는 말에 축하 대신 자신을 버리고 떠난다며 불같이 화를 내는 이기적인 모습도 보인다.
박은태는 "관객이 베토벤의 사랑과 고뇌, 인간적인 모습과 감정의 변화를 공감하며 동시에 음악이 주는 감동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가식으로 가득 찬 귀족들을 위해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자신을 향한 수많은 적대적인 시선과 편견을 견디던 베토벤은 점점 자신을 자기만의 좁은 벽 안으로 가둔다.
그런 그의 벽을 부순 건 부유한 상인의 딸이자 어린 시절 한 정략결혼으로 불운한 결혼 생활을 하던 여인 안토니 브렌타노다.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이들의 사랑은 이뤄지지 못하지만, 자신의 음악성과 내면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준 안토니의 사랑에 베토벤의 마음속 벽은 서서히 무너지고 그의 음악은 청력 상실이라는 장애를 넘어서는 위대한 걸작으로 거듭난다.
극 중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 안토니를 연기한 옥주현은 "베토벤이라는 위대한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고 그 작품이 인류의 걸작으로 남았다는 점에서 안토니라는 인물에게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토니가 남녀의 사랑을 뛰어넘는 모성애와 같은 마음으로 베토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며 베토벤의 마음을 여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베토벤을 가두고 있던 무대 위 벽이 무너지거나, 노래를 부르는 안토니의 머리 위로 실제 프라하의 카를교를 구현한 거대한 무대 장치가 내려오는 등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무대 연출은 베토벤의 삶과 음악이 가지는 무게를 무대로 표현한다.
옥주현은 "노래를 부르는 중에 머리 위로 카를교 다리가 내려오는 장면은 특히 무대 장치가 섬세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며 노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베토벤의 연인' 안토니 역 옥주현 "베토벤의 걸작에 영감 준 인물 연기" 헝클어진 머리와 초라한 옷차림, 얼굴엔 거친 수두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한 남자. 화려한 가발과 옷차림을 한 귀족들 틈에서 주눅이 들기는커녕 그들을 무시하는 거만한 태도다.
이 괴팍한 천재 음악가의 손끝이 피아노에 닿는 순간, 악보 위 음표는 무용수가 되어 춤으로 무대 위를 가득 채운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등을 만든 뮤지컬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신작 뮤지컬 '베토벤'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했다.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베토벤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카이는 19일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 행사에서 "완벽에 가까운 베토벤의 음악이 기악곡이 아닌 뮤지컬로 승화된 작품"이라며 "베토벤의 음악과 감정, 대사가 어우러져서 흐름이 끊기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베토벤'은 베토벤이 실제로 청력을 잃어가기 시작하던 시점이자 미지의 '불멸의 연인'을 만났을 것으로 추정되던 시기인 1810년부터 1812년까지의 베토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창작 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작품에서 부르는 모든 곡에 '운명', '월광', '비창' 등 실제 베토벤이 남긴 기악곡의 선율을 과감히 사용해 주목받았다.
클래식 성악을 전공한 카이는 베토벤을 직접 연기하는 것에 대해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베토벤의 음악이 얼마나 완벽하고 음악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사람인지를 알기에 무게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함께 베토벤을 연기한 박은태는 "음악의 힘이 정말 강한 만큼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인물과 드라마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최대한 극 중 인물로서 베토벤에게 다가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작품 속 베토벤은 익히 알고 있는 위대한 천재, 음악의 신이기에 앞서 어린 시절의 상처와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찬 한없이 인간적이고 나약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유일하게 의지하던 가족인 남동생 카스파가 사랑을 찾아 결혼한다는 말에 축하 대신 자신을 버리고 떠난다며 불같이 화를 내는 이기적인 모습도 보인다.
박은태는 "관객이 베토벤의 사랑과 고뇌, 인간적인 모습과 감정의 변화를 공감하며 동시에 음악이 주는 감동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가식으로 가득 찬 귀족들을 위해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자신을 향한 수많은 적대적인 시선과 편견을 견디던 베토벤은 점점 자신을 자기만의 좁은 벽 안으로 가둔다.
그런 그의 벽을 부순 건 부유한 상인의 딸이자 어린 시절 한 정략결혼으로 불운한 결혼 생활을 하던 여인 안토니 브렌타노다.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이들의 사랑은 이뤄지지 못하지만, 자신의 음악성과 내면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준 안토니의 사랑에 베토벤의 마음속 벽은 서서히 무너지고 그의 음악은 청력 상실이라는 장애를 넘어서는 위대한 걸작으로 거듭난다.
극 중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 안토니를 연기한 옥주현은 "베토벤이라는 위대한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고 그 작품이 인류의 걸작으로 남았다는 점에서 안토니라는 인물에게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토니가 남녀의 사랑을 뛰어넘는 모성애와 같은 마음으로 베토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며 베토벤의 마음을 여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베토벤을 가두고 있던 무대 위 벽이 무너지거나, 노래를 부르는 안토니의 머리 위로 실제 프라하의 카를교를 구현한 거대한 무대 장치가 내려오는 등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무대 연출은 베토벤의 삶과 음악이 가지는 무게를 무대로 표현한다.
옥주현은 "노래를 부르는 중에 머리 위로 카를교 다리가 내려오는 장면은 특히 무대 장치가 섬세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며 노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