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상한제 아직 영향 못미치나…러, 올 초 석유생산 증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시행한 이후인 올해 초 러시아 석유 생산량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일부터 지난 9일까지 러시아 석유 생산량은 하루 1천90만 배럴로, 작년 12월 같은 기간보다 0.1% 증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기간에 러시아 원유 수출량과 석유 정제품 물량은 각각 1.2%, 1.4%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러시아 석유 생산량은 전년 대비 2% 늘어난 5억3천500만t이었다.

미국과 EU 등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작년 12월5일부터 시행해왔다.

러시아가 석유 판매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충당하는 것을 막고 전쟁 이후로 가파르게 치솟는 유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가격 상한제는 러시아산 원유가 배럴당 60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거래됐을 때만 해상 운송 시 해당 국가의 기업이 제공하는 보험 및 금융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런 가운데 올 초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이 다소 증가한 것은 가격 상한제가 아직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은 내달부터 원유뿐 아니라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도 도입한다.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의 수출을 옥죄는 조치가 지속하면 러시아의 석유 생산도 머지않아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러시아 스스로도 가격 상한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감산 방안을 거론한 바 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작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가격 상한제를 따르느니 감산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2023년 초 석유 생산을 5∼7%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