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의 황제'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 첫 내한 공연
‘21세기 최고의 벨칸토(이탈리아 오페라의 기교적 창법) 테너’로 불리는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50·사진)가 한국을 처음 찾는다. 다음 달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페루 리마에서 태어난 플로레즈는 독일 출신 요나스 카우프만(54)과 함께 ‘테너의 쌍두마차’로 꼽히며 전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카우프만이 바리톤풍의 어두운 음색과 풍부한 성량을 자랑한다면, 플로레즈는 밝고 화려한 미성과 테너가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음인 하이 C와 하이 D를 넘어 하이 E플랫까지 힘들이지 않고 소화하는 ‘고음의 황제’로 유명하다.

플로레즈는 1996년 23세의 나이로 이탈리아 페사로의 로시니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샤브란의 마틸드’에서 대타로 주역을 맡으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밀라노 라 스칼라, 런던 코벤트 가든, 빈 국립오페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오페라 무대에서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로 대표되는 벨칸토 오페라의 스페셜리스트로 명성을 쌓아왔다. ‘하이 C의 제왕’으로 군림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생전에 자신의 후계자로 플로레즈를 지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베르디, 푸치니 오페라 등에서 서정적이고 극적인 역할을 해내며 레퍼토리를 넓혀 왔다.

이번 내한 공연은 그의 이런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선 로시니의 ‘부르스키노 씨’ 중 ‘사랑이여 제발 나를 도와주세요’, ’체네렌톨라’ 중 ‘넌 더 이상 왕자가 아니야’,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 중 ‘얼마나 아름다운가’와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벨칸토 아리아를 노래한다.
2부에선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중 ‘이 여자나 저 여자나’, ‘여자의 마음’ , 랄로의 ‘이스의 임금’ 중 ‘내 사랑 헛되이’,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중 ‘태양아, 떠올라라’, 푸치니의 ‘라보엠’ 중 ‘그대의 찬 손’ 등 다양한 작곡가의 유명한 테너 아리아를 부른다. 니콜라스 네겔레가 지휘하는 서울콘서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플로레즈와 호흡을 맞춘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