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삼성에피스, 휴미라 시밀러 美 매출 관건은 ‘교차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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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 점유율만 확보해도 매출 2조
상호교환성, 약사 권한으로 교체처방
FDA 상호교환성 획득, 실테조 단 하나
셀트리온·삼성에피스, 고농도 임상 착수
상호교환성, 약사 권한으로 교체처방
FDA 상호교환성 획득, 실테조 단 하나
셀트리온·삼성에피스, 고농도 임상 착수
올해 국내 바이오업계 화두 가운데 하나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미국 진출이다. 휴미라는 미국에서만 2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이다. 암젠이 이달 중 세계 최초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빠른 출시보다 고농도 상호교환성을 받은 제품이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했다.
1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반기 매출의 핵심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꼽힌다. 휴미라는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를 위해 사용된다.
휴미라의 물질특허 만료시점에 맞춰 치열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벌어졌다. 2018년 유럽 특허 만료 이후 현재까지 총 7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됐다. 판매량 기준 휴미라의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은 40%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국에서는 유럽보다 먼저 2016년 물질특허가 풀렸지만, 원개발사 애브비의 강력한 방어 전략으로 아직 출시된 바이오시밀러는 없다. 애브비는 2021년 휴미라 세계 매출 207억 달러(25조7000억원), 이 중 미국 시장 비중은 173억 달러(21조5000억원)로 80%를 넘어섰다. 사실상 미국 시장이 휴미라의 주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애브비는 휴미라와 관련된 수백 개의 특허로 후발 주자들의 추격을 막고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시장 점유율 10%만 차지해도 2조원의 매출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애브비와 협상 끝에 2023년 바이시밀러 미국 출시라는 합의를 끌어냈다. 올해 1월 암젠(제품명 암제비타)을 시작으로, 7월 베링거인겔하임(실테조), 삼성바이오에피스(하드리마), 셀트리온(유플라이마), 화이자(아브릴라다), 비아트리스·바이오콘(훌리오), 코헤러스(유심리), 알보텍(AVT02), 9월 산도즈(하이리모즈), 프레제니우스카비(아이다시오) 등 10개 제품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암젠은 후발주자가 진출하기 전인 1~7월 사이에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암젠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침투는 즉각적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빠른 출시만큼 관건은 ‘상호교환성(interchangeable)’이라고 판단했다.
상호교환성은 값비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대신해 저렴하면서 동일한 효능을 내는 바이오시밀러로 대체 조제할 수 있는 제도다. 즉 의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했어도, 약사의 권한으로 바이오시밀러로 바꿔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차처방이다.
유럽은 오래전부터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 간의 교차처방을 각국의 정책에 맡기고 있다. 지난해 유럽의약품청(EMA)은 EU에서 승인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또는 다른 바이오시밀러와도 교체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의료 전문가에게 명확성을 제공해 더 많은 환자가 바이오시밀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FDA는 2019년 상호교환성 가이드라인을 처음 만들었다. 유럽보다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침투가 느린 배경이다. 미국에서 상호교환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만든 가이드라인에 맞춰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상호교환성을 획득한 바이오시밀러는 3개에 불과하다.
이 중 휴미라와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은 제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가 유일하다. 화이자 아브릴라다는 FDA 심사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하반기 상호교환성 임상을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당초 상호교환성 임상 종료 일정을 오는 9월에서 5월로 앞당긴 상태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상호교환성 선발주자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테조와 아브릴라다는 저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다. 반면 셀트리온 유플라이마는 고농도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는 고농도와 저농도 제품 모두 보유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미국 상호교환성을 획득하기 위해 추가 임상을 진행하는 건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이 모든 투자를 감내하더라도 하는 이유는 강력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는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상호교환성 임상을 진행하는 건 휴미라가 처음”이라며 “상호교환성을 받으면 미국 보험사 입장에서도 바이오시밀러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1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반기 매출의 핵심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꼽힌다. 휴미라는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를 위해 사용된다.
휴미라의 물질특허 만료시점에 맞춰 치열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벌어졌다. 2018년 유럽 특허 만료 이후 현재까지 총 7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됐다. 판매량 기준 휴미라의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은 40%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국에서는 유럽보다 먼저 2016년 물질특허가 풀렸지만, 원개발사 애브비의 강력한 방어 전략으로 아직 출시된 바이오시밀러는 없다. 애브비는 2021년 휴미라 세계 매출 207억 달러(25조7000억원), 이 중 미국 시장 비중은 173억 달러(21조5000억원)로 80%를 넘어섰다. 사실상 미국 시장이 휴미라의 주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애브비는 휴미라와 관련된 수백 개의 특허로 후발 주자들의 추격을 막고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시장 점유율 10%만 차지해도 2조원의 매출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애브비와 협상 끝에 2023년 바이시밀러 미국 출시라는 합의를 끌어냈다. 올해 1월 암젠(제품명 암제비타)을 시작으로, 7월 베링거인겔하임(실테조), 삼성바이오에피스(하드리마), 셀트리온(유플라이마), 화이자(아브릴라다), 비아트리스·바이오콘(훌리오), 코헤러스(유심리), 알보텍(AVT02), 9월 산도즈(하이리모즈), 프레제니우스카비(아이다시오) 등 10개 제품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암젠은 후발주자가 진출하기 전인 1~7월 사이에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암젠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침투는 즉각적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빠른 출시만큼 관건은 ‘상호교환성(interchangeable)’이라고 판단했다.
상호교환성은 값비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대신해 저렴하면서 동일한 효능을 내는 바이오시밀러로 대체 조제할 수 있는 제도다. 즉 의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했어도, 약사의 권한으로 바이오시밀러로 바꿔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차처방이다.
유럽은 오래전부터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 간의 교차처방을 각국의 정책에 맡기고 있다. 지난해 유럽의약품청(EMA)은 EU에서 승인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또는 다른 바이오시밀러와도 교체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의료 전문가에게 명확성을 제공해 더 많은 환자가 바이오시밀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FDA는 2019년 상호교환성 가이드라인을 처음 만들었다. 유럽보다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침투가 느린 배경이다. 미국에서 상호교환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만든 가이드라인에 맞춰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상호교환성을 획득한 바이오시밀러는 3개에 불과하다.
이 중 휴미라와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은 제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가 유일하다. 화이자 아브릴라다는 FDA 심사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하반기 상호교환성 임상을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당초 상호교환성 임상 종료 일정을 오는 9월에서 5월로 앞당긴 상태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상호교환성 선발주자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테조와 아브릴라다는 저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다. 반면 셀트리온 유플라이마는 고농도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는 고농도와 저농도 제품 모두 보유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미국 상호교환성을 획득하기 위해 추가 임상을 진행하는 건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이 모든 투자를 감내하더라도 하는 이유는 강력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는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상호교환성 임상을 진행하는 건 휴미라가 처음”이라며 “상호교환성을 받으면 미국 보험사 입장에서도 바이오시밀러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