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환 미군, 경량전술차에 공회전 방지기능 설치
미군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일부 군용차에 공회전 방지(anti-idle) 장치를 설치하려고 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사륜구동 자동차 험비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하는 차세대 합동경량전술차량(JLTV)에 공회전 방지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미군은 이동하지 않을 때도 차량의 통신장비를 가동하고 냉난방을 위해 엔진을 켜두는 경우가 잦다.

공회전 방지 장치는 엔진을 꺼도 통신장비 등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별도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두고 배터리를 충전할 필요가 있을 때만 엔진을 다시 켠다.

일반 차량에는 이미 보편화된 기술이지만 가혹한 전장 환경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군은 새로운 기술 도입이나 변화가 매우 느리다고 WP는 설명했다.

미군은 공회전 방지 장치로 연료 소비를 2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미군은 6만대가 넘는 경량전술차량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 대당 20%만 줄여도 상당한 양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연료를 절약하면 환경에 도움 될 뿐 아니라 전장에서 연료를 수송할 필요가 줄어 수송대가 적 공격에 노출될 위험도 감소한다.

공회전 방지 장치를 탑재한 경량전술차량 시제품은 아직 한 대에 불과하지만, 국방부는 올해 경량전술차량 1만6천대를 발주할 때 공회전 방지 기능을 반영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한 대당 5만달러를 들여 기존 차량을 개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는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차량을 운영하고 있어 미 연방정부가 배출하는 탄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국방부는 장기적으로 비(非)전투 차량 전체를 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으로 지난달 의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은 그 시한을 2035년으로 제시했다.

다만 다수 군용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면 배터리 원료 공급망을 주도하는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