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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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4분기 역대급 '어닝쇼크(실적충격)'에도 강세를 지속하면서 6만원대를 회복했다.

9일 오전 9시 33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300원(2.2%) 오른 6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장중 6만원대를 탈환한 건 지난해 12월 15일(장중 고가 6만200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최악의 반도체 업황 속 삼성전자가 감산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에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된 가운데 지난 주말 미국 반도체 업종의 약진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현지시간)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 대비 4.67%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직전거래일인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 말로 '어닝쇼크(실적충격)'였다. 6조원대 턱걸이가 예상됐던 영업이익은 5조원은커녕 4조원대로 추락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의 이같은 실적에 대해 "최근 들어 가파르게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감안 시 예견된 실적 부진이었다"며 "메모리 반도체의 출하부진과 판가 급락이 주요한 요인이었는데, 디스플레이(SDC)는 북미 고객사의 생산 차질 영향이, 세트의 경우 비성수기 및 경기 약세의 영향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악의 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올랐다. 실적 발표 당일이었던 지난 6일에 이어 이날까지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본격화되는 경쟁 업체들의 감산 효과를 감안하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유통재고 정상화, 공급 업체 재고 정점, 현물 가격 상승 전환 등의 긍정적인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삼성전자를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주가 반등은 올 1분기 중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정점은 올 2분기로 보여 3분기부터 디램, 낸드 출하는 크게 증가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과거 20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재고정점을 기록한 시점의 직전 분기부터 주가 반등이 시작됐고, 재고정점 후 9개월간 25~80% 주가 상승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부터 주가 반등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