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개인의 과거사 논란으로 인해 벌어진 피해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예인 개인의 과거사 논란으로 인해 벌어진 피해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명보험사들이 새해 들어 중도해지 때 환급금이 적은 대신 납입보험료가 저렴한 저해지환급금형 종신보험 신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마진이 큰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자 보험료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사고부상치료 특약을 탑재하는 등 손해보험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생보사들도 적지 않다.

보험료 낮춘 종신보험 봇물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무)수호천사간편한알뜰플러스종신보험, 교보생명 (무)교보뉴더든든한종신보험, KDB생명 (무)버팀목으로키워주는종신보험 등 이달 들어 저해지환급금형 종신보험 신상품이 잇달아 출시됐다. 일반적인 표준형 상품과 보장 수준은 같지만 보험료를 낮춘 게 특징이다. 동양생명은 가입자가 납입 기간 중에 해지할 경우 환급금을 일반형의 50%로 낮췄지만 보험료는 최대 15% 저렴하게 설계했다.
얇아진 지갑에…생보사 '보험료 다이어트'
교보생명의 신상품도 중도해지 환급금은 일반형의 절반인 대신 보험료가 3~8% 낮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IFRS17 도입에 맞춰 수년 전부터 보장성보험 상품을 강화했는데, 최근 경기침체까지 겹치자 보험료 부담을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예정이율을 올리거나 종신보험 납입기간을 기존 10년에서 5~8년으로 줄이는 등의 방식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IFRS17 아래에서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된다. 또 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도록 바뀌어 저축성보험이 많을수록 변동성이 커진다.

생보업계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되면서 ‘제3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회사들도 적지 않다.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취급할 수 있는 상해·건강·질병보험 등을 말한다. 한화생명은 47종의 특약을 탑재한 ‘넘버원 재해보험2301’을 출시하면서 손보사들이 판매하는 운전자보험의 주된 특약인 자동차사고부상치료 특약을 포함했다. NH농협생명은 올해 ‘백세팔팔NH건강보험’을 내놨다.

저축성보험 판매 두 배 증가

보험사 입장에선 보장성보험을 많이 파는 게 유리하지만 은행권의 수신금리 오름세가 한풀 꺾이면서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에 시중 자금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저축성보험 판매 건수는 4만8255건으로 10월(2만2425건)의 2.15배를 기록했다.

저축성보험 상품의 최고 금리는 작년 8월에 연 4%를 돌파했고 10월엔 연 5%를 넘어섰다. 지금은 연 5%대 후반에 형성돼 있다. 이자율이 빠르게 오를 땐 판매 건수가 줄더니 저축성보험 금리 경쟁이 다소 주춤해진 지난해 11월 들어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저축성보험의 대체재라고 볼 수 있는 은행권의 수신상품 금리 추이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정기예금(1년 만기) 평균금리는 작년 6월까지 연 1~2%대에 그쳤는데 11월엔 연 4.95%까지 뛰었다.

작년 11월 중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리면서 이후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졌다. ‘금리 정점론’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연 5%대 고금리로 5년간 목돈을 굴릴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연말연시 유동성 확보 문제가 해결되면 저축성보험 금리 경쟁도 잦아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