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동시 주의보…KF94 마스크로 바꿔 끼기도
"목이 칼칼해서 코로나19에 다시 걸린 줄 알고 자가 검사키트까지 해봤어요.

알고 보니 미세먼지 탓이더라고요.

"
대학생 임하은(26)씨는 "다행히 코로나19는 아니었지만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오늘은 집에만 있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요일인 8일 낮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진 않았으나 시민들은 '뿌연 휴일'을 보냈다.

초미세먼지와 황사가 뒤섞이면서 서울 등 수도권, 전국 9개 시도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초미세먼지 위기경보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될 만큼 공기가 탁했기 때문이다.

서울엔 7일 오후 2시부터 미세먼지주의보와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동시에 유지되고 있다.

서울에서 두 주의보가 동시에 발효된 것은 2021년 11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3년 차 직장인 김연우(31)씨는 "기관지가 예민한 편이라 미세먼지에 특히 신경을 쓰는 편"이라며 "밖에 나가면 목이 아플 것 같아 오늘은 공기청정기를 틀어놓고 계속 자취방에 머물 계획"이라고 했다.

프리랜서 이윤준(31)씨는 "여자친구가 서울시청 스케이트장을 가자고 했는데 문을 닫았다길래 실내 데이트할 만한 다른 곳을 급히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따라 이번 주말 내내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등 공공 야외 체육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에는 7일 전주 대비 약 1천명가량 증가한 나들이객 약 4천명이 방문했다.

식물원 내 온실의 동시간대 최대 입장 인원도 520명까지 많아져 200∼300명이던 평소 주말 방문객수를 훨씬 넘어섰다.

식물원 관계자는 "미세먼지 때문에 실내 나들이 오신 분들이 늘어난 것 같다"며 "입장 제한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방문객이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부득이하게 실외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 마스크나 수분 섭취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노원구 주민 김모(28)씨는 "평소에는 답답해서 얇은 덴탈 마스크를 쓰고 다녔는데, 어제부터 미세먼지가 심해져 가래까지 나오길래 KF94 마스크를 하고 나왔다"며 "볼일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귀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대 앞을 찾은 김모(30)씨도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없어진 뒤부터 밖에서는 마스크를 잘 안 끼고 다녔지만, 오늘은 미세먼지 때문에 다시 쓰고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지인의 결혼식에 방문한 최모(31)씨는 "날씨가 온통 흐려 신부 보기가 안타까울 정도"였다며 "눈과 목이 너무 아파서 내내 물을 챙겨 마셨다"고 했다.

8일 오후 1시 기준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는 63㎍/㎥, 미세먼지(PM10) 일평균 농도는 145㎍/㎥이다.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50㎍/㎥를 초과하고, 다음날 24시간 일평균 농도가 50㎍/㎥ 이상으로 예측될 때 발령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