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보호하거나 진실 숨길 생각 없어…모든 의혹 해소돼야"

쌍방울 대표이사는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를 그만둔 이후에도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6일 밝혔다.

쌍방울 대표이사 "이화영 전 부지사 '법카 의혹' 모르는 내용"
쌍방울 대표이사 A씨는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A씨는 2020년 3월부터 쌍방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검찰이 "직원들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까지 이화영 피고인의 법인카드 사용 여부가 보고됐다고 하는데 (증인은) 몰랐나"라고 묻자 "누구 하나 직접 (내용을) 전달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2021년 11월 한 언론매체가 이화영 전 부지사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을 보도한 직후 쌍방울 직원들이 사무실 PC를 교체한 사안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말 술을 마신 뒤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찰이 "대표이사로서 책임 회피하고 싶어 모른다고 거짓으로 증언하는 거 아니냐"고 묻자 "책임 회피하고 싶은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인신문을 마친 뒤 "이 자리에서 누굴 보호하거나 진실을 숨길 생각은 전혀 없다"며 "하루빨리 모든 의혹이 해소돼서 회사가 모든 리스크에서 벗어나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한편 이날 또 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계열사 대표이사 B씨는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왜 해외에 나가 있나"라고 묻자 "수사 상황이 그러니까 잠시 피해 있으려 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의 쌍방울 그룹 압수수색 개시 직전인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해 8개월째 해외에서 도피 중이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6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쌍방울 총무팀 직원 명의의 법인카드를 받아 2천972회에 걸쳐 1억9천950여만원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아울러 지인을 쌍방울 직원으로 허위로 올려 급여 명목으로 39회에 걸쳐 1억100여만원을 받고 법인차량 3대를 받아 사용하는 등 총 3억1천800여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피고인은 2018년 7월부터 2년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맡아 대북 교류·협력 사업을 전담했으며, 2020년 9월부터 킨텍스 대표이사로 있다가 지난해 9월 구속된 뒤 11월 해임됐다.

검찰은 쌍방울 측이 킨텍스의 호텔 건립, 태양광 시설 사업, 남북교류 사업 등에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이 전 부지사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