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이상기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이에따라 천연가스 가격을 반대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겨울철 천연가스 대란'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해지면서 당분간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6일 'TRUE 인버스 2배 천연가스 선물 ETN'은 15.86% 상승한 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상품은 지난달 말 280원까지 하락했지만 한달여 만에 약 3배 급등했다. '신한 인버스 2배 천연가스 선물 ETN'도 14.47% 상승한 43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메리츠 인버스 천연가스 선물 ETN'도 8.24% 상승한 1만55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천연가스 인버스 ETN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이후 천연가스 보유국인 러시아가 에너지 무기화 정책을 펴면서 지난해 여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MMBtu(열량 단위) 당 9.68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 5일 천연가스 2월물은 10.83% 급락한 3.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상고온으로 유럽의 난방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베를린 등은 영상 10도 이상의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따라 푸틴의 '에너지 무기화' 전략도 무기력해진 모습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으로 6~7일 휴전을 선포한 영향도 받았다. 천연가스 가격은 오히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보다 더 떨어진 상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대공세 등 전쟁 리스크가 아직 잠재적으로 남아있긴 하지만 천연가스 가격이 재급등할 위험은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