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안보리 행동 나서라"…이스라엘, "한심한 회의" 반발
이스라엘 극우장관 성지도발에 안보리 소집…"현상 흔들면 안돼"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의 예루살렘 성지 방문 강행으로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현상을 흔드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는 벤-그비르 장관의 성지 방문 사태를 논의하는 안보리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유엔 정무평화구축국(DPPA)의 칼레드 키아리 중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사무차장보는 이스라엘 장관이 이곳을 방문한 것이 2017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하고 "폭력이 뒤따른 것은 아니지만 과거 벤-그비르 장관이 현상의 변화를 옹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히 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지 안팎에서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행위를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미국의 로버트 우드 주유엔 차석대사는 "긴장을 악화하거나 양국간 해결의 실행 가능성을 훼손하는 어떠한 일방적인 행동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네타냐후 총리의 통치 강령이 성지와 관련한 현상 유지를 요한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가 그 약속을 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벤-그비르 장관은 지난 3일 이슬람교의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동예루살렘 성지를 방문해 파문을 일으켰다.

벤-그비르 장관은 이 성지 내에서 금지돼 있는 유대교도의 기도와 예배를 허용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이슬람권의 거센 반발을 산 인물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연립정부에 합류하고 나서는 이런 주장을 펼친 적이 없지만, 그가 이끄는 극우정당 오츠마 예후디트(유대인의 힘) 당원들은 여전히 이를 지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안보리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조치에 나서도록 요구했다.

다만, 거부권을 가진 미국이 이스라엘에 전통적인 우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조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사는 "이스라엘이 어떤 레드라인을 넘어야 안보리가 '이제 그만'이라고 말할 것이냐"라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은 물론이고 안보리와 국제사회 전체에 "절대적인 경멸"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의 개최 자체가 터무니없고 한심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극우장관 성지도발에 안보리 소집…"현상 흔들면 안돼"
그는 회의를 열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사건도 아닌 일에 안보리 회의를 열다니 정말 터무니없다"라며 "이렇게 짧고 완벽하게 합법적인 방문이 안보리 긴급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심하다"라고 말했다.

에르단 대사는 "유대교도는 유대교에 가장 성스러운 장소를 방문할 수 있다.

이는 모든 유대교도의 권리"라며 "이스라엘은 현 상황에 해를 끼치지 않았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주장했다.

안보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과 관련한 결의안을 채택한 적이 수차례 있으며 중동 지역 평화를 위한 양국간 해결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