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당대표 출마 "국힘 '영남 자민련'…수도권서 승리해야"(종합)

박정희 생가서 출정식…"총선 승패 수도권서 결정, 난 수도권 싸움 능해"
유일하게 축사 보낸 안철수와 연대 가능성엔 "자연스럽게 가는 게 정치"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5일 "박정희 정신으로 수도권으로 진격하자"며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당 대표 후보 출정식을 열고 "영남에 국한되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는 국민의힘을 만들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현재 우리 국민의힘의 수도권 의석수 현황은 초라하기 그지없다"며 "한 마디로 우리 당은 이제 영남권 자민련"이라고 진단했다.

윤 의원은 이어 "분명 우리 국민의힘의 심장은 영남이고 보수지만, 싸움은 수도권에 속하는 손과 발이 하는 것"이라며 "승패는 수도권에서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가 전원 수도권인 민주당에 맞설 수 있는 국민의힘으로 만들어달라"며 "국민의힘이 낙동강 전선에서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수도권으로 진격할 것인지는 당원동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이 지역구인 자신이 당 대표가 돼야 국민의힘이 전반적으로 약세인 수도권에서 약진해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취지이다.

인천 동·미추홀구 을이 지역구인 그는 18대부터 수도권인 인천에서 내리 4선에 성공했다.

윤 의원은 공약으로 ▲ 뺄셈의 정치 지양, 덧셈의 정치 실현 ▲ 자유민주주의에 투철한 이념정당으로의 변혁 ▲ 당원소환제·대표 직속 신문고 설치·공천 시 당원 참여제도 보완 등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등 3가지를 내놓았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였고 가난에서 풍요를 일구어냈으며 새로운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며 "혁신적인 박정희 정신을 일깨우며 국민의힘의 고질적이고 병폐적인 DNA를 혁파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출정식에는 윤 의원의 '수도권 출마론'에 화답한 안철수 의원이 유일하게 축사를 보내 관심을 끌었다.

안 의원은 사회자가 대독한 축사에서 윤 의원에 대해 "수도권 험지에서 4선이란 성과를 이뤄낸 탁월한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운 뒤 "최근에는 당 대표 후보들에게 수도권 출마 공동선언을 제안하는 혜안을 보여주신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윤 의원님과 저는 이번 전당대회가 단순한 당 대표 선출 행사가 아니라, 다음 총선 승리의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는 데 공통의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출정식 후 안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아주 가까운 분이지만 인위적으로 연대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자연스럽게 수도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게 정치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의 여론조사는 한마디로 인지도"라며 "(현재) 나오신 분들은 (이력이) 원내대표, 당 대표인데, 저는 아직까지 그런 링 위에 올라간 적이 없다.

(차기 총선) 전략이나 정무적인 감각, 메시지로 들어가면 게임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당대회 출마가 점쳐졌던 권성동 의원이 이날 불출마를 선언하며 '대통령 최측근의 지도부 입성'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을 두고는 "생각나는 분들이 있더라.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자중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로 김기현 의원을 지원 중인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이날 출정식에는 4천여 명(경찰 추산)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윤 의원은 출정식에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영정을 참배했다.

이어 방명록에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국민의힘 혁신을 꼭 만들어내겠다"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