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경찰 경계 속 새해맞이…지방 병원들은 신정 연휴 취소
'코로나 쓰나미'에도 중국인들 새해 전야 거리로 몰려나와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새해를 맞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1일 홍콩 명보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베이징, 상하이, 우한 등지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와 떠들썩하게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를 즐겼다.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황푸강변 와이탄 앞 도로와 상하이의 최고 번화가인 난징둥루 거리는 전날 오후 8시 이전에 이미 인파로 가득 찼고 교통이 막히기 시작했다.

한달여 전 '백지 시위'에 놀란 중국 당국은 무장 경찰, 사복 경찰 등을 곳곳에 배치해 사람들을 감시하고 인파의 흐름을 통제했다.

베이징의 철도역은 한산했지만, 중심가 쇼핑 거리인 왕푸징은 밤이 되자 붐볐고 많은 식당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섰다.

장쑤성 난징, 쓰촨성 청두, 한우이성 허페이 등 남쪽으로 갈수록 더 많은 인파가 거리로 몰려나왔다.

후난성 창사에서는 성대한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펼쳐졌고, 광둥성 광저우에서는 경찰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인파를 분산시키며 이동 방향을 통제했다.

그중 최고로 붐빈 곳은 3년 전 중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가 발병한 후베이성 우한이었다.

우한 장한로에는 수천 명이 몰려나와 하늘로 풍선을 날리고 '셀카'를 찍으며 새해 카운트다운을 했다.

명보는 "전염병의 쓰나미도 사람들의 흐름을 막지 못했고 중국 여러 지역이 새해 전야로 떠들썩했다"며 "모든 사람이 새로운 한해와 새로운 일상을 환영하며 새해 카운트다운을 기다렸다"고 전했다.

우한의 고등학생 왕모 씨는 로이터에 "지난 1년 코로나19가 매우 심각하다고 느꼈고 가족 중 일부는 입원도 했다"며 "그들이 새해에는 건강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우한 주민 진모 씨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오늘 거리로 나오는 것이 두려웠지만 모두가 나오기 때문에 나도 나오고 싶었다"고 밝혔다.

'코로나 쓰나미'에도 중국인들 새해 전야 거리로 몰려나와
상하이로 여행 온 다다이 씨는 "상하이에서 새해를 맞기 위해 친구들 함께 청두에서 왔다"며 "우리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었기 때문에 지금은 즐겁게 여행해도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여러 지방 병원들은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에 대비해 2일까지 이어지는 사흘간의 신정 위안단(元旦·1월 1일) 연휴를 취소하고 정상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이번 연휴는 중국이 지난달 7일 갑작스럽게 방역을 완화한 후 처음 맞는 연휴로 대규모 인구 이동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을 시작으로 상하이 등 대도시가 먼저 감염의 정점을 맞이한 가운데, 당국은 의료 체계가 취약한 지방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것에 대비해 의료진과 자원을 지방으로 내려보내고 있다.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산시성, 후난성, 허베이성, 장쑤성 등지의 여러 병원은 의료진의 위안단 연휴 근무를 취소하기로 결정하고 병원이 평소처럼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상하이교통대 의대 부설 병원 연구진에 따르면 여러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중국에서 동시에 퍼져나가고 있으며 위안단 연휴와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거쳐 농촌 지역과 중소 도시로 퍼져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보건 전문가 장원훙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은 이번 변이의 전염률이 매우 높다며 많은 대도시에서 감염률이 절반을 넘어섰고 춘제 기간에는 80%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쓰나미'에도 중국인들 새해 전야 거리로 몰려나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