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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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라스트 댄스'의 끝에 눈물을 쏟았다.

포르투갈은 11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모로코에 1대 0으로 패했다.

16강전 당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호날두는 이날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팀이 0-1로 뒤쳐진 후반 6분 교체 출전하며 그라운드를 밟았으나,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후반 추가 시간 뒷공간을 파고든 호날두는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모로코는 전반 42분 유시프 누사이리(세비야)가 만들어낸 선제골을 마지막까지 지켜내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모로코 선수들이 기쁨을 만끽하는 동안 포르투갈 선수들은 눈물을 쏟았다. 특히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었던 호날두는 경기장을 빠져나오며 오열했다.

그는 관계자의 위로를 받으며 복도를 걸었다. 쏟아지는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눈가를 손으로 가렸다. 이 모습은 중계 화면에 오랫동안 잡혔고, 다른 각도로 찍힌 영상들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살아있는 전설'이지만, 최근에는 '트러블 메이커' 신세로 전락했다. 소속팀에서도 갈등을 빚은 데 이어 대표팀에서도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과의 불화설 등이 제기됐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도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인 후 스위스와의 16강전에서는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3위에 오른 게 역대 최고 성적인 포르투갈은 2006년 독일 대회에서 두 번째로 4강에 진출,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16년 만의 4강 진출을 넘어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각오였으나, 모로코를 상대로 볼 점유율에서 60%-22%(경합 18%), 슈팅 개수에서 11(유효 슛 3)-9(유효 슛 3)로 우위를 점하고도 패배를 면치 못했다.

호날두는 이번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더욱 간절했을 터다. 4년 뒤 북중미 월드컵이 열릴 땐 41세가 되는 호날두에게 이번 대회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날 승리한 모로코는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한 나라가 됐다. 모로코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15일 오전 4시 결승 진출을 다툰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