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개신교계 연합 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새로운 회장으로 선임됐다.8일 한교총은 제6회 정기총회를 열고 이 목사를 대표총회장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총회장인 권순웅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 총회장인 송홍도 목사를 공동대표회장으로 각각 인준했다.신임 한교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는 취임사를 통해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을 섬기는 교회,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교회, 통일을 위한 실천 방안 마련을 위해 기도하고 힘을 모으는 교회, 저출산 문제, 차별금지법 문제, 사학법개정 문제, 기후 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바르게 대처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원한다"고 말했다.이번 총회에서는 명예회장 최기학 목사가 설교했으며, 국회조찬기도회 회장 이채익 의원과, 부회장 김회재 의원, 김기현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발표했다.아래는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기 대표회장 취임사 전문.할렐루야! 한국교회총연합 제6회 정기총회를 허락하시고, 부족한 종을 대표회장으로 세워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또한 지난 1년간 한국 교회의 연합과 일치, 부흥과 회복을 위해 힘써 오신 제5회기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님과 공동대표 회장, 상임회장단 및 임원 여러분, 그리고 한국교회총연합에 속한 모든 교단과 목회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우리 사회와 한국 교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보며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으로서의 직책이 참으로 엄중하게 여겨집니다. 3년 전 시작된 코로나19의 감염은 아직도 우리 사회를 속박하고 있으며, 질병의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여전히 많은 성도들이 교회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무력 도발로 인해 남북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고 있으며, 남북이 복음으로 하나 되는 날은 다시금 멀게만 느껴집니다.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할 만큼 극심한 저출산으로 우리나라는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교회마다 예배당을 가득 채웠던 아이들의 찬양 소리는 오랜 추억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정치적 이념, 세대와 성별에 따른 갈등과 대립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산불과 태풍의 자연재해와 10.29 이태원 참사로 우리 사회 전체가 큰 트라우마에 잠기게 됐습니다.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국 교회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 빛과 진리와 소망을 전해야 할 한국 교회는 교권 다툼, 분열과 갈등, 물량주의, 일부 목회자의 도덕적 해이로 사람들의 신뢰를 잃어버렸습니다. 이제는 한국교회총연합을 중심으로 모든 교회 및 목회자가 철저한 자기 반성과 함께 하나님 앞에 지난 날의 모든 잘못을 통열히 회개하고 환골탈태해 새롭게 개혁되고 변화되기를 소망합니다.“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라는 에베소서 4장 3절의 말씀처럼 이제는 한국 교회가 모든 대립과 갈등, 비난과 다툼을 그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 안에서 한마음 한뜻이 돼야 합니다.그리하여 한국 교회가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을 섬기는 교회,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교회, 통일을 위한 실천 방안 마련을 위해 기도하고 힘을 모으는 교회, 저출산 문제, 차별금지법 문제, 사학법개정 문제, 기후 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바르게 대처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원합니다.이 막중한 사명에 한국교회총연합의 모든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한 마음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이를 위해 섬김의 자세로 모든 교단과 연합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고난은 새로운 기회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은 우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꿈과 희망을 갖고 믿음으로 전진해 주님이 주신 사명을 온전히 이루는 한국교회총연합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한국교회총연합은 16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한국교회 위로와 회복의 예배’를 진행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부상자의 회복을 기원하며 국민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다. 예배에는 개신교 73개 교단 지도자와 신자 등 약 1만명이 참여했다.이날 설교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맡았다. 이 목사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성경 말씀처럼 기독교는 결코 고난 당하는 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며 “한국 교회는 교파를 초월하고 하나가 되어 이번 이태원 참사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돕고 일으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금 10억 원을 한교총에 전달하기로 했다. 한교총은 트라우마치유센터를 건립해 운영할 예정이다.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는 위로사를 통해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자유로운 정당이나 국민은 없다"며 "또다른 상처를 주는 공격을 멈추고 함께 눈물을 흘리고 손에 손을 잡고 회복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했다.이어 "한국 사회의 트라우마를 교회가 짊어지려고 한다"며 "어설픈 위로와 치유에 나서지 말고 눈물로 그들 곁을 지키면서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치유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시인이기도 한 한교총 명예회장 소강석 목사는 위로의 시를 전했다. 제목은 '차가운 겨울바람도 피해갈 풀잎의 이름들이여'. 그는 시를 통해 이렇게 기원했다. "주님, 유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고/천국 소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게 하여 주옵소서/그 애통의 상한 심령을 치유하고 회복시켜 주옵소서"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지난달 29일 밤 일어난 이태원 참사 이후 약 일주일.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종교계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부상자 그리고 큰 충격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을 보듬으려 마련된 자리다.천주교 서울대교구는 6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미사’를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봉헌했다.정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지난 10월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고로 세상을 떠난 영혼들의 영원한 안식과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이 미사를 봉헌한다”며 “큰 슬픔과 충격에 빠져 있을 유가족들에게도 위로 말씀을 드리며 하느님께서 깊은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수많은 무고한 이들, 특히 제대로 활짝 피어나기도 전에 젊은이들이 숨을 쉬지 못하고 죽어가는 순간을 떠올리면 얼마나 힘들고 두려웠을까 상상하는 것마저 마음이 아파 옵니다. 이 사회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젊은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럽고 큰 책임을 느낍니다.”종교는 달라도 참사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은 하나다. 전날 서울 백석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에는 개신교계 인사 등 500여명이 모였다.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교회봉사단이 함께 마련한 자리다.이날 예배는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그는 축도에 앞서 "이 나라에 사랑의 등불, 진리의 등불이 꺼지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사랑의 불길, 용서의 불길, 자유의 등불을 일으킬 수 있도록 대통령과 위정자들에게 지혜와 총명을 허락하시고, 울고 있는 백성들을 기억하고 참사로 서러움을 당한 이들을 어루만져 달라"고 했다. 극동방송은 앞서 3일 극동아트홀에서 ‘이태원 참사 기도회’를 개최하기도 했다.4일에는 대한불교조계종이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영가 추모 위령법회'를 거행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기성세대들은 사회적 참사가 있을 때마다 재발 방지를 되뇌어 왔지만 그 약속을 또 지키지 못했다”며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지킬 수 있었던 생명들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그는 “불교계는 한량없는 책임감으로 유명을 달리한 영가와 유가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사회적 책임을 함께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진우스님은 “이 땅에 남은 우리들은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미래, 이웃들이 함께 안전하게 웃을 수 있는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런 우리의 다짐이 영가님들이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길임을 깨닫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일부 종교계 추모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