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는 여전히 2교대로 하루에 12시간 근무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근무 체계가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부분입니다.”

정갑영 SPC그룹 안전경영위원회 위원장(전 연세대 총장)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벌어진 SPC 계열사의 평택공장 사고는 회사 전반에 안전 문화가 미비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회사를 안전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사무 현장을 막론하고 조직 전체에 안전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모든 측면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SPC는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고 후속 대책 일환으로 ‘안전경영위원회’를 지난 14일 출범시켰다. 위원장으로는 정 전 총장을 선임했다.

위원회 출범 후 정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경기 성남시에 있는 파리크라상 공장과 샤니 공장, 평택시의 SPL 공장을 방문했다. 허영인 SPC 회장, 노동조합 등 그룹 구성원도 두루 만났다.

정 위원장은 경영진을 만나 “소비자 신뢰 회복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는 게 위원장으로서 제1의 목표다. 그는 “안전설비 확충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지만, 안전관리 체계를 재구축하고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향후 계획을 직원들에게 공유한 뒤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이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근무 중 스트레칭 등 직원들이 제안한 사소한 대책까지 면밀히 검토해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식품업계에서는 SPC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지 주목하고 있다. SPC는 근로자 사망 사고 후 불매운동 등에 휘말리면서 점주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등 난관에 봉착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