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0주년…신작 라인업 및 일정 공개
"우수한 창의과 양질의 스토리텔링 추구"
"아태 지역서 큰 사랑, 계속 무한 상상력 자극할 것"

디즈니는 내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루크 강 디즈니 아태지역 총괄사장은 "디즈니는 그간 독자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를 선보이며 글로벌 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몇 십년 동안 아태 전역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극장 개봉작부터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우수한 창의성과 양질의 스토리텔링을 추구했다. 이러한 목표가 있기에 계속해 엔터테인먼트의 문을 열어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디즈니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디즈니를 장기집권한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복귀하며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디즈니는 픽사와 마블·21세기 폭스·루카스필름 등을 인수하며 외연을 확장했는데, 밥 아이거의 복귀와 함께 공격적인 사업 계획을 밝힌 게 지난 3분기 부진했던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마블,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 루카스 필름의 내년 콘텐츠 발표 일정 및 캐스팅 라인업이 공개됐다. 루크 강 총괄사장은 "행사를 통해 디즈니의 미래 백년대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데스포시토 마블 스튜디오 공동 총괄은 "마블은 고유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캐릭터와 스토리가 똑같은 세계관에서 일어난다. 이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고 한다. 처음부터 모든 캐릭터들이 어벤져스 무비로 합류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는 작업이 팬들을 설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양인 배우들의 출연 비중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는 다양한 곳이다. 영화나 시리즈도 이런 다양성을 반영해야 한다. 우린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면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감독으로서, 출연진으로서 함께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다양한 문화와 종교, 성별, 연령을 아우르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게 마블의 고유한 점"이라고 했다.


'위시'의 감독 폰 비라선톤(Fawn Veerasunthorn) 감독은 영화에 대해 "극중 캐릭터들이 별을 보고 소원하는 이야기를 많이 다뤘는데 별똥별의 탄생 스토리를 보여드리고자 만든 게 '위시'다.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며 "미래적인 부분과 비주얼한 테마를 굉장히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그 모든 것들을 한 데 모아 어떻게 세기말적인 룩을 구현할지 고민했다. 3D 테크놀로지가 굉장히 발전해서 기술을 적극적으로 구현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테스트를 해봤고 굉장히 만족스럽다. 내년 공개할 때의 반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주'는 나이지리아 쿠갈리와 협업한 작품이다. 제니퍼 리 크리에이티브 총괄은 "전 세계적인 이야기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어느 날 신문을 읽고 있었는데 나이지리아에 기반을 둔 회사였다. 디즈니와 경쟁하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있어서 직접 이야기를 해봤다. 풍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더라. 처음엔 단편 시리즈로 시작해볼까 했는데, 굉장히 강력한 시리즈를 우리에게 소개해줬다. 양사 모두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션 베일리(Sean Bailey)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쳐스 프로덕션 대표는 '인어공주'와 관련해 "뛰어난 배우이자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분을 찾기 위해 광범위한 캐스팅을 했다"며 "보통 주인공 후보를 두, 세 명 두고 선택하는데 '인어공주'의 경우 단 한명의 후보가 있다고 하더라. 감독을 믿었기에 만나자마자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스크린 테스트 하던 날을 잊을 수 없다"며 할리 베일리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루카스 필름은 내년 '인디아나 존스5', '더 만달로리안 시즌3', '스타워즈 더 배드배치', '스타워즈 비전스' 시즌2', '애콜라이트' 등을 공개한다. 그 중 '애콜라이트'에는 배우 이정재가 주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재는 영상을 통해 "현장에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인사한 뒤 "개인적으로 매우 흥분되는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루카스 필름의 새로운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에 출연하게 됐다. 디즈니 가족의 일원이 돼 기쁘다. 많은 기대와 관심,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픽사에서는 '굿다이노'를 연출했던 피터 손(Peter Sohn) 감독이 '엘리멘탈(ELEMENTAL)'을 내년 6월 16일 내놓는다. 직접 무대에 오른 피터 손 감독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엘리멘탈'의 모티브는 부모님"이라며 "부모님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1970년대 초에 이민을 왔다. 당시에 돈도 없고, 미국에 가족도 없고, 영어도 못했다. 하지만 뉴욕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피터 손 감독은 "불 같은 다혈질 여자, 물 흐르듯 세심한 남자가 등장한다. 둘은 따로는 불안전하지만 같이 하면 완전한 하나가 된다"며 "우리가 다 서로 다르지만 그래도 함께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러브스토리다. 배우자, 친구, 부모님, 가족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다. 가족의 가치도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픽사에서는 '엘리오', '인사이드 아웃'의 속편인 '인사이드 아웃2'를 2024년 공개한다.
행사에서는 12월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바타: 물의 길' 일부가 3D로 공개되기도 했다. 압도적인 사운드, 경이로움과 신비함이 느껴지는 영상미가 본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캐롤 초이(CAROL CHOI)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은 "깜짝 놀랐다. 우리가 성공적으로 여러분들을 판도라의 세상으로 인도했길 기대한다. '아바타: 물의 길'을 관람할 수 있는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12월 16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50여 편의 영화, 스트리밍 라인업을 보여드렸다.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새로움을 경험했을 거라 생각한다"며 "특히 새로운 APAC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스토리텔링과 디즈니의 견줄 수 없는 경험은 큰 유산이다"라고 말했다.
싱가포르=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