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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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고금리 영향으로 내년 소비가 크게 둔화하는 가운데 편의점과 백화점은 견조한 주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질 소비 여력이 둔화되면서 편의점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동시에 백화점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에 대한 욕구도 여전히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과 신세계가 톱픽으로 꼽힌다.

○3개월 새 25% 오른 BGF리테일

내년 '불황형 소비' 크게 늘 듯…편의점·백화점株를 노려라
BGF리테일 주가는 지난 9월 이후 3개월간 약 25% 급등했다.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도 10월 저점 대비 약 20%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유통업종 중 내년 유망 투자 대상으로 편의점주를 꼽고 있다. 내년 소비 시장이 위축되면서 불황형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의 물가와 금리 영향으로 가계가 실질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내년 '불황형 소비' 크게 늘 듯…편의점·백화점株를 노려라
내년 편의점 시장 성장률(7%)은 코로나19 이전(5.3%)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유동인구가 회복된 데다 물가 상승으로 편의점을 찾는 이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편의점 4개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월평균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28.1%를 기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락 등 외식물가 상승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즉석식품은 편의점만의 차별화된 카테고리”라며 “즉석식품이 고성장했던 2015~2017년 편의점 업체 주가수익비율(PER)은 25~28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연세우유 크림빵(BGF리테일), 버터맥주(GS리테일) 등 자사 기획 상품도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내년 기준 PER은 각각 13.3배, 11.2배 수준으로 2019년(각각 19.3배, 15.8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높아진 음식 배달비도 편의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배달 대행업체들이 일제히 배달료 인상에 나서면서 올 들어 배달 주문 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음식 소비를 편의점이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럭셔리 선호’ 지속…백화점도 튼튼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내년 백화점도 튼튼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를 줄이는 가운데서도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감을 중요시하는 소비)’를 추구하는 스몰 럭셔리 유행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3%에 불과했지만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합산 매출은 6% 증가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시기였던 2010년대 중반 편의점 도시락과 딸기 뷔페, 망고 빙수 등이 동시에 유행했다”며 “내년에도 명품이나 고가 의류 등을 판매하는 백화점과 저가 생필품을 파는 편의점만 생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 평균(33%) 대비 럭셔리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신세계(44%)가 백화점 3사 가운데서도 유망주로 꼽힌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이 현실화하는 시기에 주가 상승 여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홈쇼핑 주가는 내년에도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처럼 매장 면적이 넓지 않은 대형마트는 구조적으로 집객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홈쇼핑은 내년 기저효과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