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아파트가 있는 대치동은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곳입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중심이 되는 거리는 한티역에서 은마아파트 사거리 사이의 1.5㎞ 구간입니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수험생이 줄어들고 있지만 대형 학원들이 스타 강사를 앞세워 몸집을 불리는 중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학원들이 어려움을 겪는데 반해 대치동의 사교육시장은 코로나 시기임에도 두 자리 수 성장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치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구 입시학원들의 결제금액은 양천구와 서초구를 합한 것보다 많습니다.
대치동은 도곡동과 함께 과거에 아파트 가격이 가장 높은 곳 중의 하나였습니다. 학원가와 아파트들이 많이 밀집한 교육열이 높은 동네라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이런 이유로 어린 자녀가 있는 비교적 젊은 세대가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강남 내에서도 거주민의 평균 연령이 가장 젊은 동네이기도 합니다. 같은 최상위 부촌이라도 압구정동의 경우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년층의 거주가 많은 반면 대치동은 자녀교육이 꼭 필요한 고소득·전문직 젊은 층이 주로 거주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큽니다. 실제로 서울시 가구별 소득수준 통계에 의하면 가구당 소득수준이 강남구 내에서 가장 높은 곳이 대치동입니다. 이런 대치동의 특성은 고령화에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사정을 생각한다면 갈수록 그 미래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치동의 미도아파트 전용면적 61㎡(약 57평)의 가격은 2006년 12월 29억원이었습니다. 당시 계약면적 기준으로 3.3㎡당 5000만원이 넘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 최고가는 15억5000만원까지 하락했습니다. 당시 서울의 모든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지만 대치동의 아파트는 그 하락폭이 더 컸습니다. 물론 대형평형 위주로 구성된 아파트들의 하락폭이 컸으며 재건축 이슈는 없으면서 입주한지 오래된 아파트들 또한 많이 떨어졌습니다. 대치동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예전의 매매가격이 다시 회복된 것은 2018년 4월이었습니다. 무려 13년이나 지난 후였습니다. 최근에는 지난해 5월 거래됐던 41억7000만원이 가장 높은 가격입니다. 지난 15년동안을 고려한다면 30% 정도 오른 수준으로 해석됩니다. 15년 동안 30%가 올랐다면 매년 2% 정도 수준이니 물가 상승률과 소득수준 증가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승률입니다.
혹자는 인구구조의 변화로 학군의 중요성이 줄어든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을 가는 것이 점점 쉬워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는 전체 대학의 이야기입니다. 좋은 대학의 입학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자녀 수는 줄어들지만 그 자녀에게 쏟는 정성은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사교육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자치구별 사교육 기관은 계속 늘어나는 중입니다. 대치동을 포함한 강남구의 경우에도 학생수 감소여부와 상관없이 사교육 기관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올라가면서 재건축 이슈도 없으면서 낡아가는 대치동의 아파트들의 경쟁력 또한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우선미(개포우성1·2차, 선경, 미도)라고 일컫어지는 40년 언저리의 아파트들이 하나둘씩 재건축의 대열에 합류한다면 대치동은 예전의 영화를 다시 누릴 수 있을 겁니다. 특히나 미도아파트는 35층 높이 제한 규제 폐지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혜택이 주어집니다. 이를 통해 양재천과 대치역, 학여울역 등 더블 역세권에 맞닿아 있는 입지적 강점을 토대로 미래가치를 더한 명품 아파트 단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주거선호지역은 ▲고착성 ▲확장성 ▲안정성이라는 특징을 가집니다. 고착성이란 한번 결정된 주거선호지역은 잘 바뀌지 않지만 변화가 생기더라도 곧 다시 이를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이 발휘된다는 의미입니다. 수요가 주변으로 퍼져 나간다는 확장성과 가격변화가 크지 않다는 안정성보다 더욱 중요한 특징입니다. 전국 최고 학군이 가지는 상징성은 한강의 기적과 강남 개발이 가능했던 이유를 뒷받침합니다. 주변 신축아파트의 입주와 함께 대치동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