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서울청, 74분전 용산서에 "대형사고" 무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1시간 14분 전 서울경찰청 상황실에서 대형사고 위험을 인지하고 용산경찰서에 이태원 일대 질서 관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참사 당일 경찰 무전기록에 따르면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근무자는 이태원에서 유사한 안전사고 우려 신고가 들어오는 상황을 파악하고 무전을 통해 "대형 사고 및 위험방지 건"이라고 언급했다.

이 근무자는 오후 9시 1분 용산서 112상황실에 "핼러윈 관련해 계속해서 추가 112신고가 들어오는 중"이라며 "우리 지구대, 지역 경찰 근무자를 독려하셔서 이태원 핼러윈 관련해 확인 잘해주시고 질서 관련 근무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청 112상황실은 이같은 내용의 무전을 치기 직전에 들어온 112신고를 코드 제로(CODE 0·신고 대응 매뉴얼 중 위급사항 최고 단계)로 분류하고 용산서에 전달했다.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 인근에서 들어온 이 신고는 "인파가 너무 많아서 대형사고 일보 직전"이며 "사람들이 밀리고 사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청 112상황실 근무자가 '대형 사고'를 예측했지만, 상황관리를 담당하는 간부들은 2시간 넘도록 윗선에 보고하지 않았다.

정모 당시 서울청 112상황3팀장은 해당 112신고에 코드제로가 발령된 지 2시간 40분이 지난 뒤에야 서울청 상황관리관 당직근무를 하던 류미진 총경에 처음 보고했다.

경찰은 이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에 공동대응을 요청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119상황실은 해당 신고자에게 전화해 구급차가 필요한 환자가 있는지 물은 뒤 '필요 없다'는 답변을 확인하고 통화를 마쳤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송병주(51)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과 정모 전 서울경찰청 112상황3팀장, 류미진(50) 총경 등 참사 당일 서울청과 용산서 상황실 근무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