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중철 중부해경청 인천회전익항공대 기장 다음달 정년퇴임
'37년간 5천200시간 무사고' 베테랑 해경 조종사의 고별비행
"청춘을 바쳐 하늘에서 지킨 바다가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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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간 바다를 하늘에서 지킨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인천 회전익항공대 소속 헬기 기장 권중철(60) 경위는 지난 23일 마지막 비행을 마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1981년 해군사관학교(39기)에 입교한 뒤 1985년 졸업과 동시에 헬기 조종사가 된 권 경위는 해군에서 작전 헬기와 고정익 항공기 등을 조종했고, 해군 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교관으로도 근무했다.

해군 항공대에서 소령으로 전역한 권 경위는 2005년 해경에 들어가 헬기 조종사로 17년간 동·서·남해를 하늘에서 지켰다.

카모프와 흰수리 등 모든 해경 헬기를 몰았고, 빠듯한 비행 일정 속에서도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권 경위가 해군에서 20년과 해경에서 17년을 헬기 조종사로 일했다.

무사고 비행 5천200시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그는 다음 달 말 정년퇴직으로 해경을 떠난다.

권 경위는 짙은 안개가 자주 끼고 기상 상황이 수시로 바뀌는 바다 위에서 수십 년간 무사고 비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동료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헬기를 타고 바다 위를 비행할 때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장이 부기장·정비사·전탐사 등 동료들과 사소한 의견도 언제든지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경위는 해경 재직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해 2월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일어난 '거룡호 전복 사고'를 꼽았다.

그는 "헬기를 타고 사고 해상 인근을 수색하다가 어선 선복 이틀 만에 실종된 선원을 발견했을 때 가장 기뻤다"며 "평생 갈고 닦은 해상 수색 노하우로 하늘에서 빠르게 실종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권 경위는 29일 "지금까지 제가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비행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해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해경을 떠난 뒤에도 해경과 항공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