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상대로 만회골·동점골 대폭발, 벤투호 '스타'로 떠올라
'잘생김'으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조규성(24·전북)이 그라운드에서 멀티골까지 터트리며 완벽한 '스타'로 떠올랐다.

조규성은 28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 선발로 출전, 한국이 0-2로 끌려가던 후반 두 골을 연달아 터트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13분 이강인(마요르카)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 골로 마무리한 그는 3분 뒤 소속팀 동료인 김진수(전북)의 크로스를 또 한 번 머리로 받아 넣어 2-2를 만들었다.

비록 한국이 이내 가나에 한 골을 더 내줘 2-3으로 아쉽게 졌지만, 조규성의 두 골은 경기장을 찾은 응원단은 물론 경기를 지켜본 한국의 팬들까지 들썩이게 했다.

막판까지 파상공세를 폈지만 동점골을 만들지 못한 조규성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경기 후 중계진에 "선수들뿐 아니라 감독님, 코치님들까지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보자고 했다"며 "이렇게 한국에서 많이 응원해주시고 늦은 시간까지 지켜봐 주신 팬분들께 너무 죄송하다.

너무 아쉽다"고 했다.

조규성의 18번째 A매치에서 나온 5, 6호 골이자,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월드컵에서 터트린 본선 데뷔골이다.

연이어 두 골을 만들어낸 조규성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한 경기에서 멀티 골을 기록한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은 2021년 9월 레바논과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조규성을 처음으로 출전시킨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그를 대표팀에 발탁해 왔다.

사실 주전보다는 '백업 자원'에 가까웠다.

대표팀엔 부동의 원톱 스트라이커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버티고 있었고, 조규성은 그다음 옵션으로 평가됐다.

조규성은 "감독님께서는 앞에서 싸워주길 원하시고 요구하신다"며 "오늘 세계적 무대에서 잘 증명해보자, 믿음에 보답하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월드컵 시즌을 맞은 올해 조규성의 활약은 눈부셨다.

2019년 프로축구 K리그2 FC안양에서 데뷔해 프로 4년 차를 맞은 그는 올해 K리그1에서 17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으로 우뚝 섰다.

자신감도, 컨디션도 최고조에 오른 조규성은 당당히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는 황의조와 스트라이커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평가를 증명해낸 조규성은 "나도 솔직히 별거 없는 선수인데 월드컵이라는 세계적 무대에서 골도 넣었다"며 "끝까지 자신을 믿고 열심히 꿈을 위해 쫓아가면 이런 무대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선수들도 꿈을 갖고 열심히 하면 된다.

지금은 이런 세계적 무대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런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24일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0-0 무)에선 황의조를 선발로 출전시켰고, 0-0 균형이 이어지자 후반 30분 조규성을 투입했다.

조규성은 후반 추가 시간까지 포함하면 20분가량을 뛰었는데, 짧은 시간 사이 그의 인기는 '폭발'했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방'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특출난 외모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1차전 시작 당시 3만 명 수준이었던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현재 87만 명으로 폭증했다.

조규성은 우루과이전을 마친 뒤 "그것(팔로워 증가)이 중요한 게 아니고, 경기장에서 보여드려야 한다"며 들뜨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 그는 가나를 상대로는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고, 결국 실력까지 제대로 입증하며 새로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