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랭킹 51위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2일(한국시간)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랭킹 3위 아르헨티나를 2-1로 제압한 '루사일의 기적'으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예약했다.
랭킹 24위의 일본도 랭킹 11위인 '전차군단' 독일에 2-1로 역전승을 거뒀고, 랭킹 28위 대한민국도 랭킹 14위 우루과이를 맞아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앞세워 0-0 무승부로 승점 1을 챙겼다.
그리고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잉글랜드에 2-6 참패를 당했던 이란마저 25일 웨일스와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하지만 개최국 카타르는 웃지 못하고 있다.
21일 대회 개막전에서 에콰도르에 0-2로 패해 월드컵 92년 역사상 최초로 '개최국 첫 경기 무패' 전통을 깼던 카타르는 25일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네갈전에서도 1-3으로 졌다.
개최국 자격으로 조별리그 A조에서 1번 포트를 받은 카타르는 비교적 해볼 만한 상대라는 평가가 나온 에콰도르와 세네갈전에서 최소 승점 4를 확보하는 게 목표였다.
그렇지만 에콰도르전에 이어 세네갈전까지 졸전을 면치 못하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했다.
바로 다음 경기인 에콰도르와 네덜란드의 경기에서 에콰도르가 승리하지 못하면 카타르의 탈락은 확정된다.
월드컵 역사상 개최국이 조별리그를 2연패로 시작한 건 카타르가 처음이다.
카타르의 첫 실점은 수비수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부알람 후히가 골문 앞에서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틈을 놓치지 않은 불라예 디아가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연 것이다.
앞서 에콰도르와 개막전에서 전반전이 끝난 뒤 관중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관중 동원' 논란을 일으킨 카타르는 이번 경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선제골을 허용한 채 전반전을 마치자, 이번에도 많은 관중이 자리를 뜬 것이다.
ESPN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카타르 관중이 줄었고, 파마라 디에이우가 (후반 3분)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고 묘사했다.
카타르는 후반 33분에 무함마드 문타리가 2-1로 따라가는 골을 넣었지만, 이미 많은 관중이 자리를 뜬 뒤라 큰 함성을 듣기 힘들었다.
반대로 카타르를 제물로 승점 3을 따내 A조 1승 1패가 된 세네갈은 20년 만의 16강 진출 꿈을 키웠다.
세네갈은 4년 전 러시아 대회에서 1승 1패 1무를 기록하고도 옐로카드 숫자 6-4로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일본에 밀려 조3위로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영국 데이터 전문 업체 옵타는 "이번 승리로 세네갈의 16강 진출 확률은 40.2%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세네갈은 30일 에콰도르와 16강 티켓을 놓고 조별리그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