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배우고 싶다면?"...넷플릭스처럼 훈련 콘텐츠도 고르세요[전민정의 출근 중]
내년엔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고용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 것이란 얘기가 들립니다.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자금시장까지 얼어붙으며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고 인력구조를 조정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요.

특히, 코로나 펜데믹을 계기로 비대면·IT 부문의 일자리는 많이 생겨났지만 관련 인력이 부족한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장에선 소프트웨어 설계와 코딩 등의 전문지식과 스킬이 많이 요구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나 기존 취업자들은 아직 이런 IT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자기계발이나 전문 지식·기술 습득을 위한 '직업훈련'에 대한 중요성은 더 크게 인식되고 있는 시점이 바로 지금입니다.

정부도 취업했거나 취업할 의사가 있는 사람에게 특정한 직업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게 만드는 직업훈련 제도를 마련했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이 직업훈련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또 불필요한 절차로 직업훈련을 어려워하는 근로자들이 대다수입니다.

이에 최근 정부는 국민이 직업훈련을 통해 일자리를 지키고,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직업훈련 시스템을 확 바꿨습니다. 특히 근로자들이 직업훈련 과정을 다양하게 선택하고, 또 편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말이죠.

● 원격직업훈련, 넷플릭스처럼 골라 들어요~
"코딩 배우고 싶다면?"...넷플릭스처럼 훈련 콘텐츠도 고르세요[전민정의 출근 중]
# 중소기업에서 최근 무역 업무를 담당하게 된 A씨. 업무 인수인계는 받았지만 부족한 무역 지식이 고민이었는데요. 무역 계약 프로세스와 서식에 대한 전문지식도 듣고 싶고, 또 복잡한 데이터 요약할 일도 많아진 만큼 여러가지 자료를 분석하게 편하도록 자동 분류해지는 엑셀의 '피벗테이블'도 제대로 활용하고 싶어졌습니다.

곧 중간관리자 승진을 앞두고 있는 A씨는 리더십이나 자기개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분야도 다양하고 성격도 달라 어디서 어떻게 모두 배울 수 있는지는 막막해졌습니다. 또 만만치 않은 수강 비용도 내심 부담입니다.

이러한 A씨의 고민을 한 번에 날려줄 수 있는 것이 정부에서 새로 지원하는 '패키지 구독형 원격훈련'입니다.

기업과 훈련기관이 패키지로 훈련과정을 계약하고 나면 A씨는 '무역 계약 프로세스와 서식', '엑셀 실무 테크닉', '파이썬을 이용한 딥러닝 초급', '슬기로운 조직관리 리더십' 등 원하는 훈련과정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또 엑셀도 전 과정을 학습할 필요 없이 B 씨가 원한 피벗테이블 부분만 발췌해서 수강할 수 있죠.

지금까지 근로자는 회사와 위탁 훈련기관이 사전에 정한 훈련과정만, 그것도 과정 내 강의의 80% 이상을 수강해야 훈련비가 지원됐는데요.

앞으로는 기업과 위탁 훈련기관이 '패키지 구독형 원격훈련'을 통해 다양한 훈련과정을 패키지로 계약할 수 있게 됩니다. 패키지 계약된 훈련과정 중 근로자가 선택한 훈련콘텐츠만 수강해도 훈련비가 지원된다는 의미인데요.

마치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때처럼,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면 다양한 수강 콘텐츠로 구성된 패키지에서 원하는 내용만 골라서 들을 수 있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따로 시간을 내서 수업을 듣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선 10분 이내의 짤강(short-form contents)과 초단기 학습과정(마이크로 러닝)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해볼만 합니다.

참고로 기업은 기업 단위로 설정된 수강시간(15시간×훈련인원)을 모두 이수하면 훈련비(14만원×훈련인원)를 정부로부터 100%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패키지 구독형 원격훈련에 관심있는 기업은 정부가 지정한 훈련기관의 훈련과정 패키지 등을 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해 신청하면 됩니다.

●온라인 평생교육원, '스텝(STEP)'을 아시나요?…"이젠 재수강도 가능해요"
"코딩 배우고 싶다면?"...넷플릭스처럼 훈련 콘텐츠도 고르세요[전민정의 출근 중]
회사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들 뿐만 아니라, 프리랜서, 1인 크리에이터도 모두 각자의 상황에 따라 늘 직무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하는데요. 하지만 시간의 제약이나 비용 문제로 인해 직무 능력을 기르는 자체가 부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무교육도 언택트 시대. 경영·회계, 전기·전자 등 다양한 분야의 공공 이러닝 콘텐츠 2,700여개를 무료제공하는 온라인 직업훈련 플랫폼이 있는데요, 바로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스마트 직업 훈련 플랫폼 '스텝(STEP·Smart Training Education Platform) 입니다.

인문 소양, 구직스킬, 사회복지 및 종교, 경영 회계 사무, 화학 및 바이오, 문화 예술 디자인, 전기 및 전자, 정보통신, 환경 및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무료 이러닝 강의를 들을 수 있고, 고위험, 고가 장비를 실감형 미디어로 구현해 실제 상황처럼 훈련할 수 있는 '가상훈련 콘텐츠'까지 제공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스텝의 훈련과정을 수료하면 동일한 과정을 재수강할 수 없어 때를 놓쳐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이들은 아쉬움이 많았는데요. 정부의 직업훈련 규제혁신에 따라 앞으로는 무제한 재수강이 가능해집니다. 온라인 학습의 최대 장점인 '반복 학습'의 장점을 충분히 활영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 '한명의 청년에게 맞는 하나의 서비스', 가능할까?
"코딩 배우고 싶다면?"...넷플릭스처럼 훈련 콘텐츠도 고르세요[전민정의 출근 중]
올해 600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카드 사업' 시범사업을 진행됐습니다. 직업훈련카드사업이란, 중소기업의 직업훈련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업당 최대 500만원 한도에서 자유롭게 직원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인데요.

문제는 시범사업을 해보니 특화된 기술 교육이 아닌, 경영·회계·사무 등 범용 훈련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IT(정보기술) 등 직무역량교육 분야의 교육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거죠.

최근 프랑스는 청년실업난 해결을 위해 혁신적인 고용지원책이 될 청년고용계약 제도 시행을 공식 선언했는데요.

이른바 '하나의 청년에 맞는 하나의 서비스'를 목표로 청년에 대한 재정투자·훈련 지원과 함께 자문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년고용계약' 제도에 가입한 청년은 12개월~18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국가가 제공하는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주당 최소 15~20시간 이수해야 하는데요.

기본 소양 교육부터 시민사회 봉사, 인턴십과 업무 체험 학습, 전문화 학습 프로그램 그리고 각종 제휴 기업의 동원 프로그램을 통해 구직을 위한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받게 됩니다.

특히나 각 청년에게는 지역 직업소개소 혹은 고용센터 소속의 고문이 배정돼 청년의 강점과 자원을 분석해서 이를 강화하는 방법과 다양한 구직기술에 대한 교육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청년들에게 미래 유망업종에 대한 직업훈련을 제공해 실제 취업에 도움이 되고, 또 취업 후에도 장기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자기탐색이나 경력설계를 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정착돼야 겠습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