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하고 애틋한 첫사랑의 기억…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마오리(후쿠모토 리코)는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 환자다.

3년 전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다 사고를 당한 후로는 매일 기록한 일기와 사진으로 사라져가는 기억을 간신히 붙잡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느 날 이름조차 몰랐던 같은 학교 남학생 도루(미치에다 슌스케)에게 고백을 받은 마오리는 연애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뎌보자는 마음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도루는 괴롭힘당하는 친구를 위해 거짓 고백을 했다고 사실대로 털어놓지만, 마오리는 개의치 않고 '사귀는 척'을 하자고 제안한다.

마오리는 자신의 기억 장애를 감추기 위해 세 가지 조건을 지켜달라고 말한다.

방과 후까지 서로에게 말을 걸지 않을 것, 연락은 가능한 간단하게 할 것, 진짜 좋아하지 말 것. 도루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두 사람은 가짜 연애를 시작한다.

풋풋하고 애틋한 첫사랑의 기억…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여고생 마오리와 평범한 남고생 도루의 애틋한 첫사랑을 그렸다.

거짓 고백으로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이 점차 서로에게 빠져든다는 이야기 구조는 순정만화에서 볼 법한 로맨스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기억 장애를 앓고 있음에도 늘 밝은 모습을 보이는 마오리, 약자를 위할 줄 아는 문학소년 도루, 의리가 넘치는 마오리의 하나뿐인 친구 이즈미(후루카와 고토네) 등 인물들 또한 기시감을 주지만 일본의 전형적인 로맨스물을 찾는 관객에게는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풋풋하고 애틋한 첫사랑의 기억…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비롯해 수많은 로맨스 작품을 연출해 온 미키 다카히로 감독은 따뜻한 색감을 살려 첫사랑의 풋풋함과 애틋함을 스크린에 옮겨 담았다.

인기 보이그룹 나니와단시의 멤버 미치에다 슌스케와 일본의 청춘스타 후쿠모토 리코의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이 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우연과 상상'으로 주목받는 신예로 떠오른 후루카와 고토네의 연기도 감상할 수 있다.

30일 개봉. 121분.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