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입구·물류 길목·공장 입구, 화물차에 가로막혀
산단 업체들 "파업 길어지면 공장 가동도 중단할 판"
석유화학·철강업체 밀집 광양·여수 곳곳 운송 차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 파업에 들어가면서 국내 최대 석유화학·철강 업체가 밀집한 전남 광양항과 여수국가산업단지·광양제철소의 물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파업에 들어간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항만 입구와 산단 곳곳에서 화물의 진·출입을 막아서면서 화물 운송이 멈춰섰다.

화물연대 전남지부는 이날 오전 광양항에서 출정식을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출정식에는 광양·여수 등에서 2천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정식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광양항 입구를 화물 차량으로 가로막고 화물의 진·출입을 막았다.

입구가 막힘에 따라, 평소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 차량이 분주하게 오가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광양항 주변에도 파업에 참여하면서 일손을 놓은 조합원들이 주차해둔 화물 차량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광양항의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이날 오전 기준 오전 기준 64.8%로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태다.

화주·운송업체들이 파업에 대비해 미리 운송 조치도 해놔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철강업체 밀집 광양·여수 곳곳 운송 차질
조합원들은 출정식을 마치고 여수산단과 광양제철소로 흩어져 거점별 투쟁에 들어갔다.

주요 물류 길목과 출하장 입구에는 화물 차량이 길게 늘어섰고 물류 운송을 감시하기 위한 조합원들의 천막이 설치됐다.

파업으로 물류 운송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여수산단 입주 업체와 광양제철소 등은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파업에 대비해 사전에 긴급한 물량은 출하를 마쳤고 공장 부지에는 임시 적치장을 마련했다.

자가용 화물차, 카고 트럭, 트랙터 등을 임시로 이용해 대체 운송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단 사전에 시급한 물량은 출하를 마쳤고 적치장도 아직은 여유가 있어 당분간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업체 측은 보고 있다.

하지만 2∼3일이 지나면 적치장이 한계에 도달할 수 있고 보관이 어려운 제품은 폐기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화물연대 측과 협의, 도서 지역 선박 유나 장기간 보관이 어려운 액상 제품 등 긴급 물량과 공장 가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량은 출하가 가능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광양제철소도 당장 하루 물동량의 30%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선박 이송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수산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파업이 예고돼 급한 물류는 이미 운송을 마친 상태"라며 "파업이 장기화하면 물류 차질에 이어 공장 가동마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수지방해양수산청 등 항만 당국과 지자체도 비상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피해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

여수해양수산청은 광양시·광양경찰서·여수광양항만공사·컨테이너 부두 운영사·한국철도공사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광양항 비상수속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임시 컨테이너 장치장 마련 등 대비에 나섰다.

여수시도 경찰·소방·상공회의소·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과 협의체를 구성해 파업 상황과 물류 피해를 점검하고 시민 불편 최소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