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겸 방송인 장진이 연극 ‘서툰 사람들’로 대학로에 돌아온다. 스물세 살 장진이 군에서 제대하기 5일 전 완성한 희곡이다. 1995년 초연한 뒤 2007년, 2012년 무대에 올릴 때마다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장진을 이른바 ‘대학로 스타’로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어설픈 도둑이 어느 집에 들어갔다가 못 빠져나와 밤새 집주인과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장진식 코미디’를 확인할 수 있다. 이달 26일 서울 동숭동 예스24스테이지에서 개막해 내년 2월 19일까지 공연한다.
[무용] 기울어진 사람들
중력을 갖고 노는 남자. 애플과 LG전자, 갭 등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광고를 찍자는 ‘러브콜’이 쏟아지는 예술가. 서커스와 현대 무용을 결합한 독특한 안무로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 주목을 받는 아크로바터 겸 안무가 요안 부르주아가 처음 국내 무대에 오른다. 이달 25~27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개관 페스티벌에서 대표작 ‘기울어진 사람들’과 솔로작 ‘오프닝2’ 등을 공연한다. 부르주아는 트램펄린, 턴테이블 등 세트에서 중력과 원심력 등을 이겨내거나 활용하는 독특한 무용을 선보인다.
[전시] 색, 삶을 사유하다
화면을 분할하고 색을 칠해 명상적인 그림을 그리는 장희진의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리고 있다. 20년 넘게 활동한 중견작가인 그는 한국 추상화 선구자인 김기린(1936~2021) 화백의 외손녀다. 작가는 걸쭉한 아크릴 보조제를 캔버스 위에 덧칠한 뒤 이를 매만져 줄무늬 같은 요철(凹凸)을 만든다. 이런 작업을 반복하면 평면이지만 미묘한 결이 물결치듯 드러나는 입체적 그림이 완성된다. 바랜 듯하면서도 세련된 색채가 매력적이다. 전시는 다음달 12일까지.
[영화] 아마겟돈 타임
‘이민자들’ ‘투 러버스’ 등을 연출한 미국 독립영화계 거장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자전적인 성장 영화 ‘아마겟돈 타임’이 23일 개봉했다. 내년 3월 열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요 부문 후보로 거론되는 작품이다. 영화는 198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소년 폴이 경험한 미국 사회의 불평등을 그린다. 폴(뱅크스 레페타)은 아티스트를 꿈꾸지만 가족들은 공상가로 치부한다. 그의 꿈을 알아주는 사람은 할아버지 애런(앤서니 홉킨스)뿐이다. 폴은 단짝 친구와 플로리다행을 계획하게 된다.
대구아트페어가 올해부터 ‘대구국제아트페어(DIAF)’로 이름을 바꾸고 행사 규모와 수준을 대폭 키우기로 했다. DIAF의 위상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아트부산 못지않은 국제적인 미술장터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23일 대구아트스퀘어조직위원회와 대구화랑협회에 따르면 올해 DIAF는 25∼27일 대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다. 이곳에서는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등 국내 화랑 120곳과 중국 영국 독일 일본 등 해외 9개국에서 온 화랑들이 작가 1200여 명의 회화와 조각, 사진 등 5000여 점을 전시 및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5개국)보다 해외 참여국이 늘었다.데이비드 호크니 등 해외 거장의 작품이 여럿 눈에 띄는 것도 지난해 행사와의 차이점이다. 조지 콘도와 로버트 인디애나, 제프 쿤스와 캐서린 번하드 등 미술 애호가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나왔다. 백남준의 미디어아트 작품인 ‘램프’와 곽훈 박서보 이건용 이우환 등 국내 거장들의 작품도 눈에 띈다. 20~30대를 겨냥한 마케팅도 펼친다. 온라인으로 출품작을 볼 수 있는 ‘온라인 뷰잉 룸(OVR)’을 선보이고, 젊은 컬렉터들을 위한 ‘영 컬렉터스 토크’ 세미나를 여는 게 대표적이다.대구는 국내 근·현대미술 거장을 여럿 배출한 데다 유서 깊은 갤러리와 ‘큰손’ 컬렉터가 많은 도시다. 미술시장에서 대구가 서울·부산에 이은 ‘제3의 도시’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지역 대표 아트페어인 DIAF 규모는 이 같은 위상에 다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병화 대구화랑협회 회장은 “올해 행사 15주년을 맞아 행사 이름에 국제(International)라는 단어를 붙였다”며 “앞으로 해외 갤러리를 대폭 늘려 DIAF를 명실상부한 국제 아트페어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DIAF 흥행의 최대 변수는 미술시장 성장세가 꺾였다는 점이다. 지난 3분기 국내 미술품 경매 낙찰총액(439억원)은 전년 동기(953억원) 대비 반토막이 됐다. 미술계 관계자는 “이번 아트페어 실적이 향후 미술시장의 흥행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가나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작가 엘 아나추이(78)는 1990년대 후반 덤불에서 발견한 버려진 병뚜껑에서 새로운 조각 재료의 가능성을 찾았다. 버려진 병뚜껑을 모아 두드려 펴거나 꼬고, 때로는 자른 다음 구리선으로 연결해 완성한 조각은 멀리서 보면 잘 짜인 직물처럼 보인다. 아나추이는 2007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병뚜껑 조각으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고 2015년에는 평생의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아 베네치아 비엔날레 황금 사자상을 받았다. 조각 재료로서 병뚜껑의 재발견은 우연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아프리카의 역사도 담겨 있다. 사탕수수 재배에 아프리카 노예들이 이용됐고 사탕수수의 당밀로 만든 술은 서아프리카 해안으로 선적돼 노예와 물물 교환됐다. 이런 역사를 환기하는 의미에서 아나추이의 작품에는 술병의 병뚜껑만 사용된다. 아나추이의 병뚜껑 조각을 볼 수 있는 전시가 29일 서울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열린다. 2017년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특히 가로 6m, 세로 8m에 이르는 대형 병조각 작품이 눈에 띈다. 금빛 병뚜껑으로 만든 작품은 기술의 발전으로 이전 작업보다 주름이 줄어들면서 더욱 섬세해졌고 조각이라기보다 회화 같은 느낌을 준다. 병뚜껑 조각 외에도 나무 패널을 불로 지지고 그 위에 색을 입힌 목조 부조와 작가의 조각 작품에서 따온 패턴을 활용한 모노 프린트 등 아나추이의 다양한 작업 세계를 보여주는 신작 10점이 전시장 2곳에 나눠 전시된다. 전시는 내년 1월29일까지. /연합뉴스
온라인상에서 때아닌 축의금 논쟁이 불거졌다. 일부러 시간을 내 회사 동료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축의금 5만원을 냈다는 이유로 불편한 말을 들었다는 사연이 공개돼서다.지난 21일 블라인드 결혼생활 게시판에는 '어제 선배 결혼식 축의금 5만원 했는데 제가 잘못한 거예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글쓴이 A씨는 "선배가 '5만원 한 거 맞아? 내가 너한테 서운하게 한 거 있어?'라고 했다"며 "바쁜데 시간 내서 가줬더니 겨우 한다는 소리가 이거였다"고 전했다.이어 "선배가 '밥값이 8만 8000원인데'라고 했다"면서 "밥값이 얼마인지 사전에 몰랐지만 미리 알았더라도 5만원 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사연에 쓰인 사건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글에는 300여개의 댓글이 달리며 축의금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이중 '결혼식 참석하면 10만원, 안 가면 5만원'이 대체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 네티즌들은 "요즘 식대가 많이 올라서 5만원 하면 손해긴 하더라", "밥값 생각에 5만원은 미안하니 안 가고 축의만 한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한 네티즌은 "몇 달 전 축의금 받는 일 했는데 5만원은 한두 명 정도밖에 안 되긴 했다. 기본이 10만원이었다"고 적기도 했다.반면 "회사 사람은 5만원이 '국룰' 아닌가"라는 의견도 많았다. 이들은 "회사 사람한테 10만원을 내는 것은 손해"라는 반응을 보였다.축의금과 상관없이 A씨 선배의 태도를 문제 삼은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초대한 손님 밥 한 끼 대접 못할 정도면 거기서 식을 올리지 말아야 한다", "돈 받으려고 결혼하는 결혼 문화는 지양되어야 한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