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경기장의 수용 가능 인원이 하룻 밤 사이에 당초 발표보다 경기장마다 수천명씩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8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 8만9천명의 팬을 받는 곳은 어디일까? 오직 카타르 뿐' 제하의 기사를 싣고 이런 실태를 소개했다.
주최국 카타르와 남미의 강호 에콰도르의 개막전이 열린 알바이트 스타디움의 경우 수용할 수 있는 관중 수가 당초 6만명이라고 월드컵 공식 웹사이트에 표기 돼 있었으나, 21일(현지시간) 갑자기 6만8천895명으로 바뀌었다.
잉글랜드가 이란을 6-2로 완파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역시 수용인원이 당초 4만명에서 4만5천857명으로 수정됐다.
이런 식으로 카타르 월드컵 조별 리그가 열리는 경기장 8곳은 원래 수용 가능한 총 관중석 38만석에 비해 12% 많은 4만5천221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처럼 경기장 관중석 수가 상향된 것은 현재까지 열린 경기 관중수가 공표된 뒤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에 대해 질문을 받자 주최측이 이에 대응해 내놓은 조치라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에는 실제로 경기장의 수용 가능인원 6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총 6만7천372명의 관중이 몰린 것으로 공표됐고, 잉글랜드와 이란의 경기도 4만5천334명의 관중이 지켜본 것으로 발표됐다.
이미 공표된 경기장 공식 수용 가능 인원보다 실제 입장한 관중 수가 훨씬 많은 것으로 발표되자 주최측이 사후에 슬그머니 수용 가능 규모를 올린 것으로 의심해볼 수 있는 정황인 셈이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장 수용 가능인원과 관련해 새로 제시된 수치가 정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을 연출한 루사일 스타디움도 애초에 공표된 공식 수용 가능 인원은 8만명이지만 이 숫자가 8만9천명으로 뛰었다.
주최측은 실제 입장객 수가 당초 수용인원을 초과한 것으로 발표되자 뒤늦게 경기장의 수용 가능 관중 수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상한 점은 얼핏 봐도 경기장에 빈 자리가 많았다는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상식적으로 당초 수용인원을 넘어서는 입장객이 몰렸다면 경기장에 빈 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아야 한다.
카타르와 에콰도르가 맞붙은 개막전 때에도 상당수 홈 관중이 전반전 종료 후 퇴장해 카타르가 관중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티켓이 팔렸다고 밝혔지만, '노쇼' 관중이 속출하고 있는 것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부유한 카타르인들이 티켓을 구매만 하고 실제로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추정도 조직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