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 제한급수 시행되면 영업 피해 불가피…대책 마련 고심 '거리두기 해제된 지 얼마나 됐다고'…애타는 자영업자들
30년 만의 제한급수까지 거론될 만큼 심각한 가뭄에 광주 지역사회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물 부족은, 마시고 씻는 일상의 불편을 넘어 지역 경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도 물 절약 실천은 미미한 실정이다.
23일 광주시 상수도 사업본부에 따르면 광주에서 월 1만t 이상 물을 쓰는 다량 급수처는 30곳가량이다.
대학, 대학병원, 군부대, 삼성전자, 기아, 금호타이어 등 주요 기관과 사업장이 포함됐다.
상수도 사업본부는 기관별로 수돗물 20% 절약 계획을 세워 실천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내년 3월 말로 예상되는 동복댐 고갈이 차츰 현실화하면 그 이전 제한급수도 불가피해 최악의 경우 공장 가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서는 1992년 12월 21일부터 1993년 6월 1일까지 163일간 격일제 등을 시행한 뒤 30년가량 제한 급수가 없었다.
광주시는 30%에 턱걸이 중인 저수율이 이 추세로 떨어진다면 내년 1∼2월 제한 급수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물 공급이 끊긴다면 당장 수천여명이 이용하는 내부 식당 운영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물 절약, 대체 용수 확보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긴 손실을 만회하기도 전에 반강제적 영업 제한을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식당·숙박업소 등은 격일제 급수를 시행한다면 물이 나오지 않는 날은 영업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목욕탕은 전체 물 사용량의 0.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물 낭비 주범'이라는 낙인까지 감당해야 한다.
목욕탕들에는 "가급적 1시간 이내로 이용을 최소화해 달라"는 안내문이 내 붙기도 했다.
광주 서구 한 목욕탕 관계자는 "요금을 내고 목욕하러 온 손님들에게 물을 아끼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요청한다고 들어줄 리도 없지 않으냐"며 "최근 손님이 다소 늘어나기는 했지만,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아직 어림없는 수준인데 걱정은 되고, 어찌할 수도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광주시, 자치구 등은 상수원 고갈 시기를 내년 장마까지 늦추려고 20% 물 절약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사용량 절감 추이는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친다.
절수 운동이 본격화한 지난달 셋째 주 이후 광주 주간 수돗물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가량 줄었다.
그나마 이달 들어서는 감소율이 2%대로 올라선 뒤 셋째 주에는 5.6%로 늘었다.
다만 생산량 통계가 절수 운동 효과인지 분석은 검침을 통해 가구별 사용량이 산출된 뒤에야 가능하다고 상수도 사업본부는 전했다.
광주시 상수도 사업본부 관계자는 "광주의 물 사용량은 각 가정에 공급되는 생활용수가 전체의 68%를 차지하고 음식점·사무실 등 업무용 25%, 산업용은 7%"라며 "업무·산업용을 합쳐도 생활용수 사용량의 절반에 미치지 않는 실정을 고려하면 결국 시민들이 물 절약에 동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