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탓 해수 온도 상승 원인…"생태계 바뀔 우려, 대책 필요"
녹색연합 "제주바다서 열대 경산호 확산…고유 연산호 밀어내"
열대 바다나 아열대 바다에서 사는 빛단풍돌산호가 제주 앞바다에서 세력을 넓히면서 고유의 연산호를 밀어내고 있다고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22일 밝혔다.

녹색연합은 "제주 바다 산호 서식지를 모니터링한 결과 서귀포시 남쪽 섶섬·문섬·범섬 주변 바다에서 빛단풍돌산호 서식지가 넓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면서 "빛단풍돌산호는 연산호와 서식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빛단풍돌산호는 몸체가 녹색을 띤 갈색인 경산호로 태평양 섬나라 사모아나 호주 북동부해안 대보초에 분포하며 최근엔 제주 바다에서도 자주 목격된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빛단풍돌산호는 수심 10m 전후에서는 갈조류인 감태의 뿌리를 완전히 덮어 생장을 방해했다.

수심 20m 전후에서는 큰수지맨드라미 등 바다맨드라미류나 꽃총산호 등 부채산호류 서식지를 석회질 군체로 덮으면서 서식지를 확장했다.

빛단풍돌산호에 서식지를 뺏기고 있는 연산호는 겉표면이 부드럽고 줄기가 유연한 산호를 통틀어 일컬으며 제주 서귀포와 송악산 해역 연산호 군락은 2004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제주 바다에서 경산호가 서식지를 넓히는 이유는 기후변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귀포시 가파도 해역 평균수온은 2018년 24.9도에서 올해 28.1도로 올랐다.

올해 8월에는 서귀포시와 마라도 표층수온이 30도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녹색연합은 "제주 남부 해역에서 경산호와 연산호 서식지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라면서 "이대로면 제주 바다의 독특한 연산호 생태계가 열대·아열대 바다 경산호 생태계로 바뀔 것으로 예측되기에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녹색연합 "제주바다서 열대 경산호 확산…고유 연산호 밀어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