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손흥민만으론 안 될걸"…광란의 향우회 펼쳐진 가나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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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선수단, H조 상대국 중 가장 먼저인 18일 도하 입성
팬 수천 명 몰려들어 북·나팔 소리에 춤 잔치 벌이며 뜨거운 환영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승 제물'로 지목되는 가나 축구대표팀이 자국 팬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결전지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오토 아도 감독이 이끄는 가나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5시께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이 14일 조별리그 H조 팀 중 '1호'로 도하에 들어온 가운데, 한국의 상대국 중에서는 가나가 가장 먼저 결전지에 들어왔다.
가나 대표팀의 숙소인 도하 중심가의 더블트리 힐튼 호텔 앞에서는 가나 팬들이 '광란의 파티'를 벌이며 선수단을 맞이했다.
연합뉴스 취재진은 4시 30분께 호텔 앞에 도착했는데 이때 이미 수백 명의 가나 팬들이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으로 북을 치고 귀가 찢어져라 나팔을 불며 춤을 췄다.
도하는 조용하고 엄숙한 '이슬람의 도시'다.
그런 도하 한복판에서 가나인들의 잔치가 벌어지자 길 가던 시민들과 관광객들도 몰려들었다.
인도 출신으로 도하에서 6년째 외국인 노동자로 일한다는 마힌드라 씨는 "벌써 1시간 전부터 저러고 있는데, 저런 광경은 카타르에 살면서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팬들이 계속 몰려들면서 인파는 수천 명으로 불어났다.
안전을 위해 현장을 관리해야 하는 경찰도 늘어났다.
숙소 주변에 경찰차가 3대만 배치돼 있었는데, 오후 7시께 가나 선수단이 호텔 앞에 도착했을 때는 100명에 가까운 경찰관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팬들 앞에서 폴리스라인을 유지하느라 안간힘을 썼다.
호텔 맞은편에 산다는 레바논인은 "도하에 사는 가나인 절반은 여기 있는 것 같다"면서 "한국과 가나의 경기 날 가나 사람들 근처에는 안 가는 게 좋겠다"며 기자의 안전을 염려했다.
가나 팬들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도하의 한 공장에서 일한다는 트웨네보아 오베드 씨는 한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누가 이길 것 같으냐는 질문에 "답을 알면서 왜 묻나?"라고 반문한 뒤 "한국에는 손흥민(토트넘) 하나뿐이지만, 가나에는 이냐키 윌리엄스(빌바오)와 앙투안 세메뇨(브리스톨 시티) 등 훌륭한 공격수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조국 가나가 이곳 카타르에 와 월드컵 무대에서 경쟁한다는 게 너무도 자랑스럽다"고 말한 뒤 가나 국기의 적색, 황색, 녹색으로 물들여진 가발을 쓰고 '파티장'으로 뛰어들었다.
보츠와나에 거주하며 이번 월드컵을 위해 카타르로 여행을 왔다는 가나인 카주 씨는 "한국에 손흥민이라는 최고의 공격수와 나폴리에서 뛰는 뛰어난 수비수(김민재)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한 우리 가나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면서 "가나와 한국이 함께 16강에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나 팬들은 특히 아도 감독을 매우 신뢰하고 있었다.
올해 초 갑작스럽게 가나 감독대행을 맡은 아도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업을 이루고 3월에 정식 감독이 됐다.
야푸 하리 씨는 "아도 감독이 독일에서 배운 선진 축구를 가나에 잘 이식하면서 팀이 강해졌다"면서 "가나축구협회 고위 인사들이 대표팀을 마음대로 주무르려는 노욕을 버리고 아도 감독이 소신껏 지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가나 축구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듣는 사람의 혼을 빼는 주술적인 북소리는 단 1초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거리를 울렸다.
몇몇 남성은 윗옷을 벗은 채 눈을 크게 뜨고 춤을 췄다.
핫팬츠를 입고 신나게 트워킹(엉덩이 떨기 춤)을 하는 여성도 있었다.
'검은 별'이 정중앙에 그려진 깃발을 든 팬이 뛰어가자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워낙 분위기가 뜨거웠던 탓에 선수들을 태운 버스는 호텔 앞으로 바로 들어오지 못했다.
워낙 많은 팬이 몰려 버스가 지나갈 공간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나 선수들은 호텔 인근에 내려 경찰이 급하게 만든 동선을 따라 호텔에 들어갔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지나갈 때마다 팬들은 이름을 외치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선수들이 호텔 정문 너머로 모두 사라진 뒤에도 가나 팬들은 계속 '파티'를 벌이며 여운을 즐겼다.
2시간 넘게 이어진 북소리와 나팔 소리에 지친 기자는 횡단보도 쪽 인도에 설치된 볼라드(말뚝)에 앉아 쉬었다.
무리와 어울려 방방 뛰던 오베드 씨는 기자를 향해 "그것 봐라! 한국은 벌써 졌다니까!"라고 외치고 큰 소리로 웃었다.
/연합뉴스
팬 수천 명 몰려들어 북·나팔 소리에 춤 잔치 벌이며 뜨거운 환영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승 제물'로 지목되는 가나 축구대표팀이 자국 팬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결전지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오토 아도 감독이 이끄는 가나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5시께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이 14일 조별리그 H조 팀 중 '1호'로 도하에 들어온 가운데, 한국의 상대국 중에서는 가나가 가장 먼저 결전지에 들어왔다.
가나 대표팀의 숙소인 도하 중심가의 더블트리 힐튼 호텔 앞에서는 가나 팬들이 '광란의 파티'를 벌이며 선수단을 맞이했다.
연합뉴스 취재진은 4시 30분께 호텔 앞에 도착했는데 이때 이미 수백 명의 가나 팬들이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으로 북을 치고 귀가 찢어져라 나팔을 불며 춤을 췄다.
도하는 조용하고 엄숙한 '이슬람의 도시'다.
그런 도하 한복판에서 가나인들의 잔치가 벌어지자 길 가던 시민들과 관광객들도 몰려들었다.
인도 출신으로 도하에서 6년째 외국인 노동자로 일한다는 마힌드라 씨는 "벌써 1시간 전부터 저러고 있는데, 저런 광경은 카타르에 살면서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팬들이 계속 몰려들면서 인파는 수천 명으로 불어났다.
안전을 위해 현장을 관리해야 하는 경찰도 늘어났다.
숙소 주변에 경찰차가 3대만 배치돼 있었는데, 오후 7시께 가나 선수단이 호텔 앞에 도착했을 때는 100명에 가까운 경찰관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팬들 앞에서 폴리스라인을 유지하느라 안간힘을 썼다.
호텔 맞은편에 산다는 레바논인은 "도하에 사는 가나인 절반은 여기 있는 것 같다"면서 "한국과 가나의 경기 날 가나 사람들 근처에는 안 가는 게 좋겠다"며 기자의 안전을 염려했다.
가나 팬들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도하의 한 공장에서 일한다는 트웨네보아 오베드 씨는 한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누가 이길 것 같으냐는 질문에 "답을 알면서 왜 묻나?"라고 반문한 뒤 "한국에는 손흥민(토트넘) 하나뿐이지만, 가나에는 이냐키 윌리엄스(빌바오)와 앙투안 세메뇨(브리스톨 시티) 등 훌륭한 공격수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조국 가나가 이곳 카타르에 와 월드컵 무대에서 경쟁한다는 게 너무도 자랑스럽다"고 말한 뒤 가나 국기의 적색, 황색, 녹색으로 물들여진 가발을 쓰고 '파티장'으로 뛰어들었다.
보츠와나에 거주하며 이번 월드컵을 위해 카타르로 여행을 왔다는 가나인 카주 씨는 "한국에 손흥민이라는 최고의 공격수와 나폴리에서 뛰는 뛰어난 수비수(김민재)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한 우리 가나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면서 "가나와 한국이 함께 16강에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나 팬들은 특히 아도 감독을 매우 신뢰하고 있었다.
올해 초 갑작스럽게 가나 감독대행을 맡은 아도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업을 이루고 3월에 정식 감독이 됐다.
야푸 하리 씨는 "아도 감독이 독일에서 배운 선진 축구를 가나에 잘 이식하면서 팀이 강해졌다"면서 "가나축구협회 고위 인사들이 대표팀을 마음대로 주무르려는 노욕을 버리고 아도 감독이 소신껏 지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가나 축구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듣는 사람의 혼을 빼는 주술적인 북소리는 단 1초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거리를 울렸다.
몇몇 남성은 윗옷을 벗은 채 눈을 크게 뜨고 춤을 췄다.
핫팬츠를 입고 신나게 트워킹(엉덩이 떨기 춤)을 하는 여성도 있었다.
'검은 별'이 정중앙에 그려진 깃발을 든 팬이 뛰어가자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워낙 분위기가 뜨거웠던 탓에 선수들을 태운 버스는 호텔 앞으로 바로 들어오지 못했다.
워낙 많은 팬이 몰려 버스가 지나갈 공간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나 선수들은 호텔 인근에 내려 경찰이 급하게 만든 동선을 따라 호텔에 들어갔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지나갈 때마다 팬들은 이름을 외치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선수들이 호텔 정문 너머로 모두 사라진 뒤에도 가나 팬들은 계속 '파티'를 벌이며 여운을 즐겼다.
2시간 넘게 이어진 북소리와 나팔 소리에 지친 기자는 횡단보도 쪽 인도에 설치된 볼라드(말뚝)에 앉아 쉬었다.
무리와 어울려 방방 뛰던 오베드 씨는 기자를 향해 "그것 봐라! 한국은 벌써 졌다니까!"라고 외치고 큰 소리로 웃었다.
/연합뉴스